변협, 5~6일 부산 아난티서 개최… 법조인 약 300명 참석

사법수장 공백시 후보 추천, '나의 변호사' 고도화 등 결실

변호사공익대상에 바른, 일가정양립법조문화상에 원 선정

판례·사례 기반 학교폭력 사건, 변호사 윤리 등 교육 진행

△ 김영훈 변협회장(가운데)이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는 5일부터 6일까지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제88회 변호사연수회'를 열었다. 연수회에는 변호사 약 300명이 참여했다.

김 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동시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회원 총의를 결집하고 엄정한 검증을 거쳐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이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신속한 임명으로 이어져, 사법 시스템이 공전하는 위기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사법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 중인 '나의 변호사'에 최근 실시간 상담 서비스를 오픈하여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나의 변호사'를 통해 변호사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경쟁력 있는 공익서비스로 거듭나 올바른 법조문화를 확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약자의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재판청구권 구현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국선변호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며 "약 2개월간 문턱이 닳도록 국회를 찾아 의원들에게 당위성을 설파하는 등 발로 뛴 결과 아직 만족 할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국선변호인 보수 2년 연속 10%대 인상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비밀유지권’을 도입하기 위해 법 개정도 추진 중이고 올해부터 청년 변호사 해외 진출 지원 사업도 본격화 하겠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 역할과 사명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염정욱 부산변회장이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어 염정욱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이 환영사를, 정영학 부산지검장이 축사를 했다.

염 회장은 "국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은 국내 최대 무역항이자 세계 5위권 규모의 환적량을 자랑하는 부산항을 보유하고 있어, 대한민국 수출입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도시"라며 "한국 최고의 해안 도시 부산을 방문하는 1박 2일 동안 알찬 연수에도 참여하시고, 무엇보다 부산의 아름다운 명소를 마음껏 만끽하시는 기회가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팬데믹의 고통이 큰 만큼 우울함과 의기소침했던 시간들을 모두 뒤로하고 용의 힘과 지혜를 빌려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 정영학 부산지검장이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정영학 부산지검장이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 지검장은 "변호사는 법적 분쟁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가장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국민 권익의 수호자이자, 정부 정책 감시와 법률 제정·개정에 대한 의견 개진 등을 통한 법률문화 창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법조 삼륜의 중심축"이라며 "법치주의의 토대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다양한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변호사의 시대적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압수수색 등 수사 개시부터 사건 관련자 조사 및 공소 제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변호사들의 변론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변호사 여러분께서도 검찰에 대해 애정을 갖고 발전적인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변호사공익대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바른에서 대표로 나와 상을 받은 박기태 바른 대표변호사(오른쪽)와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왼쪽)
△ 변호사공익대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바른에서 대표로 나와 상을 받은 박기태 바른 대표변호사(오른쪽)와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왼쪽)

이날 개회식에서는 변호사공익대상, 일과가정양립법조문화상 시상식도 열렸다.

변호사공익대상은 법무법인 바른(대표변호사 박재필·이동훈·이영희)이 받았다. 바른은 2010년부터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매년 연탄봉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기부한 연탄은 34만 8000장이다. 또 2017년에는 공익활동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공익사단법인 정'을 설립하기도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박기태(사법시험 24회) 대표변호사는 "바른은 '공익 추구' 정신을 바탕으로 바른 길을 가고자 소외된 이웃을 위한 법률지원과 사랑의 연탄 나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며 "공익사단법인 정을 통해 난민, 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보노 활동 외에도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 자립준비청년 지원이나 6호처분 기관 지원, 바른의인상 제정 및 시상 등 바른의 색깔을 담은 활동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바른 가치를 실현하고, 따뜻한 손길로 이웃에 정을 나누는 법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일과가정양립법조문화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원에서 대표로 나와 상을 받은 채영호 원 변호사(오른쪽)와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왼쪽)
△ 일과가정양립법조문화상을 수상한 법무법인 원에서 대표로 나와 상을 받은 채영호 원 변호사(오른쪽)와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왼쪽)

일과가정양립법조문화상에는 법무법인 원이 선정됐다. 원은 △출산휴가(배우자 포함)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가 시차제 근무제 근로시간 유연제도 등 법정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구성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남성 소속 변호사에게 육아휴직 12개월을 활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김민후(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는 "육아가 생각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임신과 출산을 거치는 여성 변호사들에게는 사회 시스템적으로 조금 더 많은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시상식에 대표로 참석한 채영호(사시 42회) 변호사는 "법인 경영위원회에서 남성 소속 변호사의 육아휴직 안건을 논의했다"며 "인수인계, 휴직 대체자 채용 등이 법인 차원에서 부담일 수 있지만, 이미 남성의 육아휴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고 남녀고용평등법 규정에 의해 남성 소속 변호사가 희망한대로 1년간 육아휴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결혼하지 않는 젊은이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우리 법인의 노력만으로 이런 상황이 개선될 수는 없겠지만 법인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는 최대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법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가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알아보는 학교폭력 및 교육활동 침해'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가 5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열린 '제88회 변호사연수회'에서 '사례와 판례를 통해 알아보는 학교폭력 및 교육활동 침해'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전수민(변시 1회)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가 '사례와 판례를 통해 알아보는 학교폭력 및 교육활동 침해'를 강의하면서 학교폭력 징계위원회에서 변호사 참여를 배제하는 건 절차상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대법원은 징계와 같은 불이익처분절차에서 징계심의대상자에게 변호사를 통한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2016두33339)"며 "이에 징계권자나 그 소속 직원이 변호사가 징계위원회 심의에 출석하는 것을 막았다면 징계위원회 심의⋅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돼 그 징계의결에 따른 징계처분은 위법하여 원칙적으로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제현 작가가 '당신만 몰랐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의 비밀'을, 송달룡 변호사가 '변호사 윤리'를 주제로 강의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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