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변호사회 추천 사자성어 9개 중 회원투표 거쳐 선정

"법조계·정계 리더십 교체… 차분하게 백년대계 설계해야"

2위에 비룡승운(飛龍承雲)… "법조계에 경사로운 일 많길"

3위 장왕지래(藏往知來), 4위 담천조룡(談天彫龍) 등 선정

변호사들이 뽑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의 신년 사자성어로 '욕속부달(欲速不達)'로 선정됐다. 의미는 '마음이 급해 빠르게 하고자 하면 도리어 일이 잘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욕속부달'은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가 노나라 거보의 수령이 되자, 스승인 공자에게 고을을 다스리는 방도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으면 결과를 보려 안달하지 말고, 눈앞의 작은 이익을 노리지 말라(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고 답했다.

욕속부달은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에서 추천한 사자성어다.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에서 추천 받은 9개 사자성어 중 회원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전국회원에게 설문한 결과, 회원 256명 중 28.5%(73명)이 욕속부달을 선택했다.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 회장은 "2023년 12월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수장이 동시에 바뀌었다"며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 국회 구성원에도 상당 부분 변화가 생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조계와 정계의 리더십 교체로 우리나라의 국운도 새로운 향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고 차분하게 백년대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면서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 권익을 보호하고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무거운 행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많은 변호사들은 욕속부달이 업무에 임하고,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새겨둬야 할 사자성어라고 답했다.

한 청년변호사는 "무슨 일이든 하면서 결과만 좇다 보면 목적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도 기존에 하던 일과 새로운 사건을 하며 새겨둘 만한 사자성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일할 때 완벽하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해서 종종 여유가 부족해진다"며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일을 하면서 놓치는 부분도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이 복잡하고 스케일이 클수록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자성어를 보면서)내년에는 뭐든 조급하게 뭐든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일이든 인생이든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해보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투표 이유를 말했다.

2위도 서울변회에서 추천한 '비룡승운(飛龍承雲)'이 꼽혔다.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 듯이, 지혜로운 사람이 기회를 얻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한다는 뜻이다. 갑진년이 용의 해라는 점을 고려해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 변호사 19.9%(51명)이 이 사자성어를 선택했다.

변호사들은 "법조계와 정계의 리더십이 동시다발적으로 교체되면서 우리나라는 다시 새 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용이 구름을 얻어 조화를 부리듯, 국운도 상승하며 법조계에도 경사로운 일이 많기를 염원하는 마음에 비룡승운을 추천했다"는 이유에 공감했다.

3위는 충북지방변호사회(회장) '장왕지래(藏往知來)'가 11.7%(30명) 득표를 얻어 선정됐다. 장왕지래를 추천한 김병철(사법시험 28회) 법무법인 청녕 변호사는 "지난 과거를 역사로 남겨, 미래를 내다보다라는 의미로 추천했다"고 했다.

뒤이어 '담천조룡(談天彫龍)'이 10.2%(26명)로 4위, '장생안정(長生安定)'가 8.6%(22명)로 5위를 차지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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