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명 중 국내 변호사 자격 소지자 302명... 전년 대비 7명 늘어

실무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 강원·원광·한국외대는 6명 뿐

"하고 싶은 분야 연구 마음껏 할 수 있어... 업무 자유도 높아"

"대학 등록금 15년째 동결... 급여 수입 감소는 각오하고 와야"

사진 : 게티 이미지뱅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내 실무가(국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출신 전임교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본보가 전국 25개 로스쿨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된 전임교원(겸임·석좌·명예교수 등 제외)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전체 전임교원 789명 중 국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302명(38.3%)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95명(35.8%)에 비해 7명, 2020년 272명(32.5%)에 비해서는 30명 늘어난 수치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16조 4항에 따르면, 로스쿨은 5년 이상 실무 경력을 갖춘 변호사나 외국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전임교원의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올해 로스쿨 전체 전임교원 789명 중 남성은 625명(79.2%), 여성은 164명(20.8%)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른 우리나라 대학 전체 전임교원 중 여성 비율인 29.1%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반면 실무가 출신 교수로 범위를 줄이면 여성 비율은 국가 통계를 앞지른다. 올해 실무 교수 302명 중 여성은 90명(29.8%)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4명(28.5%)에서 올해 6명 늘어난 수치다. 

자격시험별로는 302명 중 사법시험이 276명(91.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변호사시험이 23명(7.6%), 군법무관시험이 3명(1%)인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사시험을 통해 실무가가 된 교원 수는 지난해 13명(4.4%) 대비 10명 늘어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출신별로는 판사 출신이 작년 77명(26.1%)에서 올해 83명(27.5%)으로 증가했다. 검사 출신은 40명(13.2%)으로 지난해(13.6%)와 교원 수는 동일하다.

한편 로스쿨 전체 전임교원 중 국내 10대 로펌 재직 경험이 있는 교수는 총 85명이다. 이 중 외국변호사 출신은 9명(10.6%), 판검사 출신은 21명(24.7%), 순수 재야 출신은 55명(64.7%)이다.

실무가 출신 교수가 가장 많은 학교는 서울대 로스쿨(32명), 실무가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성균관대 로스쿨(55%)로 확인됐다. 

반면 변호사 자격 소지자 교수 비율이 가장 낮은 학교는 강원대 로스쿨(20.7%), 한국외대 로스쿨(25%), 원광대 로스쿨(26.1%)순으로 집계됐다. 세 학교 모두 실무가 수는 6명에 불과하다.

실무가 출신 교수들은 주어진 재량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점을 로스쿨 교수직의 매력으로 꼽았다.

한 대형로펌 출신 교수는 "변호사도 전문 분야가 있지만, 사건 형태가 매우 다양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하기 싫은 사건도 해야 할 때가 많았다"며 "반면 로스쿨에서는 하고 싶은 분야의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판사 출신 교수도 "법원에 있을 때는 하고 싶은 사건이 아닌 주어진 사건을 처리했고, 선고기일도 정해져 있다 보니 이에 맞춰 생활해야 했다"며 "교수는 업무 일정, 연구 주제, 세미나 참석 여부, 세미나 발표 주제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 표현 측면에서도 (판사 시절보다) 더 자유롭다"며 "판사나 검사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생각이 아닌, 조직 논리를 대변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이나 검찰은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교수는 굉장히 개인주의적인 직업"이라며 "성향 자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잘 맞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급여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심지어 법조인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대형로펌 근무 경험이 있는 변호사 출신의 수입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로스쿨 교원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법조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판사 출신 교수는 "대학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되다 보니 교수 월급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다"며 "발표나 연구용역을 해서 어느 정도 보충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수 자체가 판사로 일할 때보다 줄어들어 많이 놀랐다"고 했다.

대형로펌 출신 교수는 "몇몇 학교를 제외하면 대체로 로스쿨 교수 급여는 후하지 않은데 학생 지도나 취업 관련 부담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대형로펌 변호사들 중에 학계에 관심이 있거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당장 학교로 오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권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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