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변호사
 이지은 변호사

지난 주 전직 국회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이 연일 뉴스를 뜨겁게 달구었다. 헌법 준수와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양심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것을 선서한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다.

이는 심각한 성차별적 발언으로 매우 부적절함에도 공개적 석상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사실 대한민국은 2019년에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에 진입하였고, 2021년에는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무역개발이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되어, 명실공히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하였다.

이러한 대한민국에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지위는 과연 어디쯤에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챗 지피티(Chat GPT)와 끌로드 에이아이(Claude AI)에 ‘미국과 한국에서의 여성 지위 비교’라는 질문을 해 본 결과, 양대 AI는 동일한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즉, 미국은 한국보다 여성의 경제적 기회와 임금 수준이 더 높고, 임원직 비율과 여성 정치인들의 비율이 더 높은 반면,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6%에 불과하고, 한국 사회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차별은 아직 뿌리 깊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국민 전체의 대표였던 전직 국회의원조차 성 역할 고정관념(gender role stereotypes)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 성평등 지수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유교 사상하에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미국 여성사 학자 Sylvia D. Hoffert는 여성의 사회 참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When Hens Crow(암탉이 울 때)’라는 제하의 저서를 발간한 바, 여성의 사회 참여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무릇 성차별, 성별 갈등을 비롯한 다양한 갈등은 사회 발전의 저해 요소이다. 우리 모두 혐오 표현을 지양하고, 상호존중 이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지은 변호사
법무법인 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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