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효정 변호사
배효정 변호사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변호사인 동시에 대학원에 재학하는 학생이었다. 2년의 석사, 8년의 박사 과정을 거쳐 2023년 2월 드디어 10년의 공부를 끝냈다. 그 기간 동안 주변의 법조인으로부터 가장 빈번히 들었던 질문은 '이미 변호사인데 공부가 더 필요한가요?', '공부보다 업무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지 않나요?', '변호사가 더 공부하여 어디에 쓰나요?'였다. 짧은(?) 10년의 공부 끝에 스스로 얻은 '나름'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이미 변호사인데 공부가 더 필요한가?'의 질문에 관하여, 필자는 변호사이기 때문에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세상이 바뀌고 법이 바뀌기 때문이 아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자신의 식견을 무기로 법정에 나서는 것이 변호사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계속하는 것은, 변호사가 가진 자신의 무기를 더욱 날카롭게 벼리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보다 업무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은가?'의 질문에 관하여, 10년의 변호사로서 필자가 느끼기에 변호사는 자신이 다루는 업무에서 큰 성장을 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업무를 통한 경험에 공부를 통한 식견이 더해진다면 변호사로서의 성장폭은 더 클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학업을 통하여 그릇을 넓힌 변호사는 다른 경우보다 업무에서 더 큰 성장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호사가 더 공부하여 어디에 쓰나요?'의 질문은 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몸값을 높이는 수단일 수도 있고, 이후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거나 연봉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힐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맛집을 탐방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처럼, 나는, 뜨거운 용광로와 같이 갈등이 들끓는 법정에서 벗어나 차분히 앉아 법서를 보거나 다른 사람들과 법학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소소한 힐링의 과정이었다. 물론 매 순간 대단히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년 공부를 떠올린다면, 분명 편안한 쉼표의 이미지로 대변할 수 있는 추억이라고 생각된다.

/배효정 변호사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