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9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성인지 감수성 부족한것 아니냐" 야당 의원들 '질타'

"국민 눈높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시 최선 다해"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균용(사법시험 26회)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거 성범죄 사건에서 다수의 감형 판결을 한 것과 관련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양형 편차를 줄이기 위해 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2020년부터 이듬해까지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부 근무 시절에 나온 감형 판결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을)은 "그간 이 후보자의 성폭력 범죄 판결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12살 아동을 3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만기 출소한지 8일 만에 13세 여학생을 강제추행한 남성에게는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7세 딸을 성추행한 의붓아버지 사건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력이 있다.

△ 출처: NATV국회방송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23.9.19.)
△ 출처: NATV국회방송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23.9.19.)

이 후보자는 "항소심 성폭력 전담부에서 6개월간 일했는데 저희 재판부는 1심과의 양형 편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1심 선고 후 사정변경을 고려해 양형을 정해야 했고, 숙고해서 내린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다소 어긋난 부분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며 "오히려 형량을 올려 중형을 선고한 사건도 여러 건 있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시갑)은 "이 후보자가 서울고법 형사8부에 있을 때 한 판결 85건을 분석한 결과 41%가 감형이었다"며 "초범이다, 합의했다, 나이가 어리다 등의 이유를 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판결했던 시기(2020-2021년)는 강남역 살인사건과 전 세계적인 미투(me too) 열풍이 있었고, n번방 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했던 때"라며 "이런 시기에 성범죄에 관대했다는 것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당시)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려고 노력했고 스스로 부끄러움 없는 재판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형법 제297조 강간의 기준을 폭력과 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비동의 강간죄' 개정에 대해서는 "현 추세에 맞게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사회 정세를 반영해 적절하게 결정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임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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