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남' 일색 대법원 구성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

조 "판사 수 늘리고 한정된 자원 적재적소에 배치를"

박 "대법원 구성 다양화는 정의로운 판결의 첫 걸음"

(좌) 조재연 대법관 (우)박정화 대법관
(좌) 조재연 대법관 (우)박정화 대법관

대법원은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6년 임기를 마친 조재연(67·사법시험 22회) 대법관과 박정화(58·사시 30회) 대법관의 퇴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퇴임식에서 두 대법관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공통적으로 냈다.  극복  방안으로 조 대법관은 판사 수 증원을, 박 대법관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제안했다. 

조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사법부가 부단한 노력을 하였음에도 아직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사법 행정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변화에 따라 법적 분쟁 양상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적·양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해졌으며, 그만큼 심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판결 내용도 한층 어려워졌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국민 권리 구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판사 수를 적절히 늘리는 한편, 한정된 사법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심리 절차와 방법, 심급 제도의 운용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다양한 성장환경과 경험, 가치관을 가진 대법관들이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사람과 삶을 향한 깊은 애정과 통찰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올바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며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웠지만, 법관도 건전한 비판은 건전히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을 왜곡해 전파하거나 법관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법관 독립을 해치고 다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7월 임기를 시작한 조재연 대법관과 박정화 대법관은 대법관 구성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대법관은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사했다. 그 뒤 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야간 법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뒤 판사로 근무하다 법복을 벗고 20년 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박정화 대법관은 광주중앙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줄곧 법관으로 근무했다. 2010년 서울행정법원 개원 후 첫 여성 부장판사로 부임해 주목을 받기로 했다. 두 대법관은 비(非) 서울대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 아래 각각 재야 변호사 출신과 여성으로 대법원 순혈주의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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