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변호사 겸 작가로 맹활약… 암투병 중에도 회장 직무 수행

"따뜻함 잊지 않을 것"… 김영훈 변협회장, 10일 애도서신 발송

△ 아드리안 탄 김하이 싱가포르변호사회 회장 (사진 출처: 싱가포르변호사회 인스타그램)
△ 아드리안 탄 김하이 싱가포르변호사회 회장 (사진 출처: 싱가포르변호사회 인스타그램)

아드리안 탄 김하이(Adrian Tan Gim Hai) 싱가포르변호사회(The Law Society of Singapore) 회장이 8일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7세.

아드리안 회장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와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를 졸업한 뒤 기술과 지적 재산권, 부동산 및 주주 분쟁 전문가로 활약해 왔다. 또 데이터 센터 구축, 소셜 미디어 명예 훼손, 소비자 전자 제품과 관련된 저작권 침해 및 양도, 백신의 특허 침해 등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보폭을 넓혔다.

싱가포르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 회사인 크림슨로직(CrimsonLogic) 고문, 싱가포르시각장애인협회(Singapore Association of the Visually Handicapped) 명예 법률고문, 싱가포르 법학 아카데미 전문위원회(Singapore Academy of Law Professional Affairs Committee) 위원 등을 지냈다.

아드리안 회장은 작가로도 활동했다. 싱가포르국립대에 재학 시절 소설 'The Teenager Textbook(1988)'과 'The Teenage Workbook(1989)'를 저술했다. 'The Teenage Textbook'은 1997년 연극으로 제작됐으며, 1998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싱가포르에서 4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017년과 2021년에는 각각 뮤지컬과 TV 드라마로 상영됐다.

아드리안 회장은 지난해 3월 암 진단을 받고, 지난해 7월 28일 링크드인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암과 싸우고, 법정에서 내 사건과 싸우고, 싱가포르변호사회장으로서 변호사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드리안 회장은 투병 생활 중에도 집에서 원격으로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변호사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는 암 투병 중에도 굳은 결의와 쾌활함으로 임무를 계속 수행했으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머로 우리를 기쁘게 해줬다"며 "위대한 지도자이자 소중한 친구, 그리고 믿음직한 동지인 아드리안 회장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아드리안 회장의 부재는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남긴다"며 "그의 기억은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훈 대한변협회장은 10일 싱가포르변호사회에 서신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 협회장은 "제32차 아시아변호사단체장회의(POLA)를 위해 싱가포르에 방문했을 때 아드리안 탄 김하이 회장이 보여준 온정과 아량을 기억한다"며 "회장님의 뛰어난 역량과 정신은 주변에 큰 감동을 주었고, 회장님의 부재가 더욱 사무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변호사회 동료들의 조속한 회복도 기원한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대한변협의 신실한 애도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싱가포르변호사회는 지난 9월 '제32차 아시아단체장회의'를 주최한 바 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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