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오페스
송혜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오페스

또다시 아까운 젊음이 목숨을 끊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전속 계약해지 사건을 아이돌 입장에서 많이 대리하면서, 빛나는 나이 10대 후반에서 20대인 연습생, 혹은 아이돌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을 대리하면서 깊이 내가 느끼는 감정은 깊은 안타까움이다. 이렇게 멋지고, 예쁘고, 반짝거리는 친구들이 대체 왜 그런 대우를 받으며 긴 시간 눈물을 훔치며 결국 우울증까지 얻는단 말인가.

거의 대부분의 아이돌 혹은 연습생 우리 의뢰인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 간혹 인지도가 꽤 있는 정상급 아이돌들이 연습생 때의 고생한 이야기들을 하는 적이 있다. 인지도가 꽤 있는 아이돌도 그러한데, 그렇지 못한 위치의 아이돌은 어떠하겠는가.

미성년자인 연습생, 아이돌들은 유급을 당해도 회사의 스케줄은 개선되지 않고, 해외 행사스케줄을 강요받고, 어떤 경우는 레슨비, 시술비 등을 데뷔 경쟁을 위해 사비로 들이붓게 된다. 그러다 지쳐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 억 소리가 나는 위약금을 청구 받게 된다는 것과 살벌한 “그”분위기를 알기 때문에, 우울증에 약을 삼켜도 꾹꾹 감정을 눌러 담으며 무대를 위해 노력하는 무수히 많은 젊은 청춘이 있다.

표준계약서가 나오고 판례들이 쌓이며, 점점 더 사정이 좋아지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최근 상담 오는 친구들의 전속계약서 내용이나 사정은 그닥 그렇지 않다. 물론 20년도에도 좋은 엔터사는 많았고, 최근에는 더 많아져서 양분화가 되고 있긴 하다. 고군분투하면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엔터사도 많이 있다.

아이돌의 산업의 특성상 연습생 기간부터의 기이하다할 수 있는 통제와 연습, 불확실한 미래, 겨우 데뷔하니까 다시 불확실한 미래, 언제 돌아설지 모르는 대중, 소비되는 나 자신, 관리라는 미명 하에서 이루어지는 폭언과 가스라이팅 등 그런 것들로 우울증을 이미 긴 기간 안고 있다가 상담을 오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가 들어주는 것 뿐일 때는 정말 안타깝다.

혹자는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정상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일부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지금의 불공정한 계약과 극심한 스트레스, 인권 침해적 상황을 견디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당연한가. 이제는 우리가 아이돌 산업 속의 아이돌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청년’ 혹은 ‘아이’에 대하여 생각해보아야 한다.

/송혜미 변호사
법률사무소 오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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