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이 눈에 보이니까, 전문직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국내 대기업 과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리트를 치르고 서울권역 로스쿨에 합격한 A씨의 말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이상경)가 주최한 '리트 전국순회 설명회'가 3일 성신여대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로스쿨 입학을 향한 열의는 뜨거웠다.

지난해 리트에는 전체 지원자 1만 4393명 중 91.7%인 1만 3196명이 응시해, 역대 최대 응시자수를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520명(49.4%), 여성이 6676명(50.6%)로, 리트 시행 이래 처음으로 여성 응시자의 비율이 남성 비율을 넘어섰다. 로스쿨협의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로스쿨 입학생은 남성 1025명, 여성 1131명으로 여학생 수가 남학생 수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에서의 여풍(女風) 현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법조경력자의 법관임용 현황을 보면 △2021년 남성 74명, 여성 82명 △2022년 남성 63명, 여성 72명으로 2년 연속 여성이 더 많다.

대법원의 '2023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신임 재판연구원 125명 임용' 자료에 따르더라도 올해 임용된 재판연구원 129명 중 여성은 79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이 변호사 등 전문직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점차 심화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취업난 심화와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을 꼽는다.

얼어붙은 취업시장 탓에 여성의 사기업 입사 자체도 힘들지만, 입사 후에도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나 기업 내 유리천장 등의 사정으로 일반 사무직으로는 밝은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전문직으로 눈길을 돌려, 정년의 구애 없이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영역으로 진입하려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아휴직 등이 보장되는 등 특히 더 안정적인 공직에 여성이 몰리는 것은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법조계에 부는 여풍은 이제 시작이다. 많은 분야에서 여성들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더 많은 사회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때다.

/허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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