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연 변호사
임의연 변호사

코넬 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 더닝과 대학원생 크루거는 45명의 학부생들에게 논리적 사고 문제를 풀게 하고 자신의 예상 순위를 맞춰보라고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 문제를 잘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순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그 문제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으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고 합니다. 아는 게 없으면 자신감이 아예 없지만, 얕은 지식이 있는 상황에선 섣부르게 판단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능력과 지식이 있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진 않을까?”라고 지나치게 신중할 경우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대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깨달음의 과정, 더 나아가 삶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화 시대에는 폭넓은 정보의 수용도 중요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배움은 그래서 변호사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임을 시간이 지날수록 뼈저리게 느낍니다. 배우고 또 배우고, 듣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열려 있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보를 헤쳐나가는 올바른 기준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여전히 세상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가끔 그 압도적인 질문들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합니다. 195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은 이 시대의 아픔 중 하나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 그 자체에서의 배움, 문제 환경에 처한 그 상황,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보기 위하여 감정을 덜어내되 또한 어떤 감정에 이르게 된 배경과 관계까지도 놓치지 않고, 제가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는 것은 무엇인지 구분하고 판단하면서 신중함과 과단성 그 사이에서 가장 시기 적절하게 도움을 드리고자 오늘도 노력합니다.

/임의연 변호사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