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변호사회 선거가 모두 끝났다. 14명의 지방변호사회 회장 중 3명은 변호사시험, 11명은 사법시험 출신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국면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첫 로스쿨 출신 지방회장에 당선했던 김정욱(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가 가뿐히 연임에 성공하면서 더이상 "로스쿨 출신이냐, 사법시험 출신이냐"와 같은 해묵은 갈등은 화두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정지웅(변시 1회) 변호사와 양원호(변시 1회)  변호사가 각각 경기북부변회장과 충북변회장에 당선하면서 로스쿨 출신 회장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3일 양일간 진행된 변협 대의원 선거에서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 234명이 당선해, 71.12%를 차지했다.

이로써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초기에 출신 여부를 둘러싸고 만연했던 '구별짓기' 논란도 사라졌다. 9일 기준 전국의 개업 변호사 2만 7797명 중 로스쿨 출신은 총 1만 3540명(48.71%)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집행부들은 이제 재야 법조계의 화합과 통합에 힘써야 한다. 직역 갈등은 더 첨예하고 치열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접 자격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소송대리권을 요구하며 국회를 중심으로 전방위적 입법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변호사법의 근본 취지가 무너지고 사법제도의 체계정합성마저 흔들릴 우려가 있다. 비(非)전문가에 의한 사법질서 교란행위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므로, 유사 직역의 무리한 주장을 물리치는 것은 직역수호 차원을 넘어 법치주의를 수호한다는 의의가 있다.   

지난달 본보가 전국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2023년 신년 사자성어에 '해불양수(海不讓水)'가 선정됐다. 바다가 강물을 가리지 않듯,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선거가 모두 마무리 된 현 시점에서 반드시 새겨야 할 고사다. 이제는 착실하게 내부 통합을 다지고, 회원들의 총의를 받들어 변호사의 본질적인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때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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