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변회장 선거 완료… 연임 3명

평균 55세… 최연소회장에 44세 김정욱

사실상 '승인'에서 '경선'으로 선거 변화

각 지방변호사회 회장 명단
각 지방변호사회 회장 명단

2월 6일 치러진 제11대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를 끝으로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의 차기 회장과 집행부 선출이 모두 마무리됐다. 선거 결과 올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회장이 3명이나 탄생해 법조계 곳곳에서 세대 교체가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회장 명단은 △서울지방변호사회 김정욱(45·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 정지웅(49·변시 1회) 변호사 △인천지방변호사회 안관주(61·사법시험 39회) 변호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윤영선(57·사시 34회) 변호사 △강원지방변호사회 김철수(64·사시 34회) 변호사 △충북지방변호사회 양원호(60·변시 1회) 변호사 △대전지방변호사회 정훈진(57·사시 42회) 변호사 △대구지방변호사회 강윤구(61·사시 31회) 변호사 △부산지방변호사회 염정욱(53·사시 42회) 변호사 △울산지방변호사회 설창환(55·사시 40회) 변호사 △경남지방변호사회 박윤권(57·사시 40회) 변호사 △광주지방변호사회 장정희(56·사시 38회) 변호사 △전북지방변호사회 김학수(54·사시 35회) 변호사 △제주지방변호사회 허상수(55·사시 39회) 변호사 등이다.


● 로스쿨 출신 회장 '최다'...  경기북부변회는 투표 동수로 재선거 '혈전' 

이번 선거 결과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로스쿨 출신 회장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로스쿨 출신 첫 지방변회장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정욱 서울변회장이 연임 도전에 성공했으며, 정지웅(변시 1회) 경기북부회장과 양원호(변시 1회) 충북회장도 로스쿨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소속 지방변회 회장에 선출됐다. 

법조계에서는 법조인 양성·배출 통로가 로스쿨로 일원화되고 변호사 배출수도 늘면서 이같은 현상이 자리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기준 전국의 개업 변호사 2만 7791명 중 로스쿨 출신 개업 변호사 수는 총 1만 3537명(48.7%)에 달한다.  

한 변호사(서울회)는 "(변호사들이) 출신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유능하고 성실하게 직무에 임하여 변호사제도의 취지를 유지하고 회원 권익을 위한 일들을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수행할 적임자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변호사(충북회)는 "자격시험 출신과 무관하게 능력과 열정으로 평가받는 추세가 확실하게 자리잡길 바란다"며 "지방변호사회가 역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임 성공 사례도 눈길을 끈다. 앞서 언급한 김정욱 서울변회장 외에도 윤영선 경기중앙변회장과 김철수 강원변회장이 지난 집행부에 이어 향후 2년간 새 집행부를 이끌게 됐다. 경기중앙변회와 강원변회는 법조계에서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2019년에는 이정호 경기중앙변회장과 조동용 강원변회장이, 2015년에는 장성근 경기중앙변회장과 박수복 강원변회장이 각각 연임에 성공했다. 

지방변호사회장의 평균 연령은 55세로 집계됐으며 60년대생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연장자는 김철수 강원변회장(63세)이며, 최연소자는 김정욱 서울변회장(44세)이다. 

서울변회는 2017년부터 줄곧 '40대 변호사'가 수장직을 맡으면서 젊은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박종우 제95대 회장(당시 45세)이, 2021년부터 현재까지는 김정욱 제96·97대 회장이 서울변회를 이끌고 있다.

다만 여성 변호사회장은 이번에도 탄생하지 않았다. 최초의 여성 지방회장은 제55대 광주변회장을 역임한 임선숙 변호사다. 하지만 올해 치러진 전국 지방변호사회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조차 나오지 않아 법조계 곳곳에서 아쉬움의 자아냈다.    

투표 동수로 재선거를 치른 변호사회도 있었다.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는 1월 12일 경기도 의정부 경민대에서 치른 회장선거 결과, 출마 변호사 2명이 136표 씩 동수를 얻어 2월 6일 재선거를 실시했다. 재선거 결과 정지웅 변호사가 422표 중 239표를 얻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정 회장은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의 구분 없이 많은 변호사님들이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는데,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화합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생각한다"며 "의정부·고양·남양주 3개 지회가 경기북부변회를 지탱하고 있는 만큼 의정부·고양·남양주의 화합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꼭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정지웅 경기북부변호사회 신임 회장이 회기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6일 정지웅 경기북부변호사회 신임 회장이 회기를 휘두르고 있다

 


● 직역수호·확대 '한 목소리'... 지역별 역점 사업도 '눈길' 

신임 회장들은 '직역 수호 및 확대'와 관련하여 한 목소리를 냈다. 로스쿨 설립 취지에 따라 변호사 수가 늘어나는 대신 법조 인접자격사는 단계적으로 통폐합돼야 하지만, 오히려 유사직역 규모가 급증하면서 법조인력 수급시장에 혼란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정욱 서울변회장은 "소송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 소송을 맡기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여러 유사직역들이 법체계에 맞지도 않는 소송대리권 부여를 요구하고 있다"며 "유사직역에 대한 소송대리권 부여를 막고 법조인접자격사의 단계적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정훈진 대전변회장은 "로스쿨의 설립 취지는 다양한 유사직역을 흡수해서 전문화 된 법조인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라며 "직역수호와 관련해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입법 지원 활동을 펼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호 충북변회장도 "장기 불황으로 더 어려워진 수임시장, 유사직역의 잠탈 시도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사직역의 변호사 직역 침해를 막고 최선을 다해 회원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각 지방변호사회별 역점 사업도 눈길을 끈다.

먼저 경기북부변회는 경기북부고법과 경기북부가정법원 설치, 고양지법 승격을 핵심과제로 삼았다. 충북변회는 청주가정법원 유치를 추진한다. 현재 가정법원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은 의정부, 충북, 전북, 강원, 제주 등 5곳이다. 가사법원이 없는 충북지역의 가사사건은 청주지법 가사과에서 맡고 있다. 제주변회는 단독 회관 마련에 나선다. 

부산변회와 인천변회는 해사법원 유치를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두 지방변회는 모두 해사법원 유치를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 토론회 개최,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부산과 인천에 해사법원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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