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직무능력 등 평가… 법원행정처, 소속 법원장 등에게 결과 전달

전국의 지방변호사회가 법관평가 결과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008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최초로 법관평가를 실시한 이후, 참여하는 지방변호사회가 점차 늘어 현재는 모든 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하고 있다.  

법관평가는 △공정 △품위·친절 △신속·적정 △직무능력·직무성실 등의 항목에 대해 각각 점수를 매기고, 이를 합산하여 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가 결과는 법원행정처와 소속 법원장 등에게 전달된다. 올해부터는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결의에 따라, 5건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들에게도 본인의 결과를 개별 통지한다.


서울변회, 평가 평균 2.4점 상승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5일 '2022년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는 변호사 1769명이 평가표 1만 1253건을 제출했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 5명 이상 변호사가 평가한 법관 850명에 대한 결과만 집계했다. 평균점수는 81.8점으로, 2021년도의 79.4점보다 2.4점 높았다. 

평균 95점 이상을 받은 우수법관은 총 70명이었으며, 이 중 평균 100점을 받은 법관은 13명이었다.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70인의 평균점수는 97.13점으로, 최하위 점수인 31.48점과 65.65점 차이다.

2번 이상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법관으로는 △김종우 서울고법 법관 △권영혜 서울중앙지법 법관 △방혜미 서울북부지법 법관 △김승주 서울고법 법관 △이영창 서울고법 법관 △이창열 서울중앙지법 법관 △한규현 서울고법 법관이 있다. 특히 한규현 법관은 2010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우수법관에 선정됐다.

우수법관들은 △치우침 없는 충실한 심리 △충분한 입증기회 제공 △철저한 재판 준비, 경청과 충분한 배려 △적극적인 소통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위법관으로는 10명 이상 변호사들이 평균 최하위 점수를 준 13명이 선정됐다. 

하위법관 평균점수는 61.41점이며, 최하위 평균점수를 받은 법관은 51.39점을 받았다.

하위법관들은 △서울중앙지법 4명 △서울동부지법 2명 △수원지법(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 2명 △대전고법 1명 △서울서부지법 1명 △수원지법(수원가정법원) 여주지원 1명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1명 △춘천지법 원주지원 1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문제로는 △당사자 및 소송 관계자에 대한 고압적 언행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조정 강권 △반말투의 진행 △재판 지연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는 재판 진행 또는 판결 △불공평한 재판 진행 등이 꼽혔다.


경기중앙변회 "법관 언행이 사법신뢰도에 영향"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회장 윤영선)도 지난달 1일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중앙변회 법관평가에는 변호사 194명이 평가표 2593건을 제출했다. 그 중 경기중앙지역 소속 법관에 대한 평가가 아닌 769건은 해당 지방변회로 이송하고, 다른 지방변회로부터는 487건을 받아 최종적으로 법관 385명에 대하여 1972건의 평가표가 취합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우수 법관 10명과 개선요망 법관 4명이 선정됐다. 경기중앙변회는 평가표 5건 이상이 제출된 경우만 유효 평가로 집계했다.

우수법관들은 △품위있는 언행으로 재판 진행 △재판 전 사건기록 충실 검토 △당사자 주장 경청 △충분한 입증 기회 부여 △중립적 자세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반면 개선요망 법관들은 △고압적인 자세 △선입견이나 예단을 드러내며 조정 강권 △재판 지연 등이 문제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경기중앙변회는 평가 결과에 대해 "재판 당사자나 관계인이 법관 언행 때문에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사건 관계인에 대한 태도와 언행이 사법신뢰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관평가 결과가 사법 신뢰도를 높이고 국민 권리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구변회, 문제사례 '반복'

대구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5일 법관 206명에 대한 평가표 1358개를 집계해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평가표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 평가 법관 수도 25% 이상 증가했다.

우수법관은 8명, 개선요망 법관은 7명이었다. 평가 신뢰도 제고를 위해 평가서가 8개 이상이 제출된 법관 중에서 명단을 추렸다. 이 중 전명환 판사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우수법관에 선정됐다.

우수법관 사례로는 △소송대리인의 무례한 법정 언행에 대한 지적 및 중재 △피고 보조참가인의 무리한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대신 선고기일을 일주일 연기하는 등 쌍방간 충분한 주장 기회 제공 △공정한 사건 진행 △고통 받는 사건 당사자에 대한 위로 △충실한 재판 준비 등이 나왔다.

문제 사례는 반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개선요망 법관 중 2년, 3년 연속 개선요망 법관으로 선정된 법관이 2명 이상 나왔다. 

개선요망 사례로는 △예단을 드러내며 조정 강요 △의욕 없는 재판 진행으로 인한 재판 지연 △고압적 태도 △피고인의 방어권 제한 등이 있었다.


부산변회, 5년 연속 우수법관으로 김문관 부장판사

부산지방변호사회는 변호사 527명이 평가표 6364건을 제출했으며, 20회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 98명에 대해서만 점수를 내 지난달 5일 결과를 발표했다. 

상위평가법관 10명의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90.12점이었며, 최고 점수는 92.43점으로 나타났다. 한 명당 평균 평가건수는 39.3건이었다.

김문관 부장판사는 5년 연속, 김석수 부장판사는 2년 연속 상위평가법관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사건의 쟁점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해 변론기일에서 사건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소송관계인에게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하고 언행에 품위가 있다"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하위평가 법관 10명에 대한 평균점수는 74.39점에 불과했다. 최하위를 기록한 한 부장판사는 107건의 평가를 통해 68.39점을 받았다.

하위법관들에 대해서는 "강압적으로 화해나 조정을 종용한다",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내며 입증 기회를 제한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부산변회는 "법관평가 시행 이후 법관들의 언행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판사들은 막말과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하위법관이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가더라도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법관평가 결과를 법원 내부 평정과 함께 적극 활용한다면 사법부와 그 구성원인 법관이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변회, 법관 4인은 2회 이상 우수법관 선정

경남지방변호사회는 조금 이른 11월 29일에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에는 경남변회 소속 개업변호사 367명 중 61.5%(226명)이 참여했음, 평가대상 법관 122명 중 97명(79%)에 대해 총 2110건의 평가가 진행됐다. 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79.47점이었으며, 최고점은 93.12점, 최하점은 62.5점으로 집계됐다. 

우수법관 13명에 대해서는 △모든 소송관계자에게 적절한 발언시간 부여 △합리적인 판결 △정중한 말투와 태도 △꼼꼼한 재판 준비 △판결 이후 당사자 감정 배려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양형기준 유지 등의 장점이 나왔다.

이 중 장우영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2020년부터 3연속 우수법관으로, 장유진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차동경 창원지법 판사, 정지원 창원지법 거창지원 판사는 지난해부터 2연속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하위법관 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개선 필요성에 대한 견해는 공유했다.

변호사들은 △선입견을 토대로 한 증거신청 기각 △모욕적 언행  △지나친 증인신문 개입 △증인의 증언 내용이 아닌 법관 심증에 맞춘 조서 정리 △형평성 없는 양형 △사건기록 파악 부족 등 문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변회, 최초로 '우수법관 증서' 수여

광주지방변호사회는 개업변호사 571명 중 48%(274명)가 참여해 법관 394명에 대한 2944건 평가서를 접수했다. 전체 평가대상 법관들의 평균 점수는 85.23점으로, 지난해보다 1.17점이 상승했다.

우수법관은 15건 이상 평가표를 받은 법관 중 평균 점수가 높은 법관 7명으로 선정했다. 우수법관 7인의 평균 점수는 93.93점이다. 

광주변회는 올해 처음으로 우수법관들에게 '우수법관 증서'를 전달했다. 노재호 부장판사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박상현 부장판사는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수법관에 선정됐다.

우수법관들은 사건 쟁점을 정확히 파악한 후 예단 없이 품위 있는 언행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등의 평가를 받았다.

저득점자 5인은 하위법관으로 선정됐다. 하위법관들에 대해서는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와 예단을 드러내거나, 재판절차 지연과 판결 이유를 불명확하게 기재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광주변회는 "우수법관과 하위법관과의 평균 점수 편차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법정에서의 재판 진행이 공정하고 친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변회, 법관평가 건수 증가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보다 18명 증가한 176명이 평가에 참여했다. 평가건수도 지난해 1809건에서 올해 2087건으로 늘어났다. 

우수법관 5명은 평균점수 100점 만점에 93.26점을 받았다. 이들은 △ 형사재판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견지 △피고인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피해자를 세심하게 배려 △기일 전 기록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의 사유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위법관 5명은 평균점수 67.57점을 받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고압적 태도로 재판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변회는 "묵묵히 사법정의의 실현에 노력하는 훌륭한 법관은 널리 알리고, 그렇지 못한 법관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에게 법조계 신뢰를 제고하는 소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법관평가 제도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관평가제도의 성과와 한계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더욱 신뢰받는 법관평가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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