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변호사/(주)코스콤 경영기획부
장진영 변호사/(주)코스콤 경영기획부

“암호화된 인증서와 개인키는 그럼 어디에 저장되는 건가요?” “등록서버를 통해 업로드된 인증서는 등록서버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인증서를 발급한 인증기관의 저장서버에 저장됩니다.” “그러면 인증서와 개인키는 회원 단말과 저장서버 간 송수신 과정에 암호화된 상태로 전달되는 것뿐인 거네요.”

자문을 요청한 현업 부서와 법무팀 간의 회의 시간,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동안 등에 땀이 흐른다. 문과 인생 최대 위기. 개인키는 무엇이며, 등록서버와 저장서버는 도대체 뭐가 다른 것일까.

사내변호사는 자문을 요청받으면, 법리 검토에 앞서 사실관계 및 질의배경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이 친숙하지 않은 분야와 관련되는 경우인데, 문과 출신으로 금융IT기업에서 일하다 보니 종종 이러한 경우를 맞닥뜨리곤 한다.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될 분들을 위해 위 경험으로부터 느꼈던 소소한 점들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디까지를 기본지식이라 할 수 있는지가 애매할 수 있지만, 적어도 질문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함이 바람직하다. 사두었던 IT개념 해설서가 기대 이상으로 도움이 되었는데,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입문서를 곁에 두고 읽어보면서 자주 쓰이는 용어(예를 들어, IT기업이라면 엔드유저, API 등의 용어)에 익숙해질 것을 추천한다. 또한 해당 업계의 산업협회가 발간하는 자료를 찾아 참고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우, 한국SW협회에서 발간한 소프트웨어사업 가이드북 등에 용어 정의에서부터 사업 단계별 주요 법령 소개가 나와 있다.

둘째, 현업부서분들과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다른 업무로 바쁘실 수 있기에 부서 담당자님께 거듭 문의 연락을 드려도 되는지 염려가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질문을 통해 현업부서가 필요로 하는 바를 신속하게 파악을 하여 법무검토를 해드리는 것이 해당 부서의 효율적인 일 처리를 돕는 길일 수 있다. 가끔 회의 등을 통해 대면으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생길 수 있는데, 사전에 해당 부서 담당자님께 회의 때 질문드릴 사항을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드리면 좋다.

필자는 법무팀과 현업부서분들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개인키, 서버들 간의 차이 등을 비로소 알게 되었고, 해당 사업의 대략적인 구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칼럼을 빌려, 아낌없이 시간을 내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IT분야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장진영 변호사

(주)코스콤 경영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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