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4일 만에 유가족 입장발표… 정부에 6가지 요구사항 밝혀

△ 윤복남 변호사가 2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사항을 전하고 있다.
△ 윤복남 변호사가 2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사항을 전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정부를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2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사가 벌어진지 24일 만이다. 

유족들은 정부에 △진정한 사과 △엄격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 △피해자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 및 책임 규명 △참사 피해자 간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 등 지원 △사회적 추모를 위한 추모시설 등 마련 △2차 가해 방지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윤복남(사법시험 39회) 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 팀장은 "희생자들 장례를 다 치렀고 수사가 진행 중이니 이제 다 마무리되는 것처럼 (참사 조치가) 진행되는 게 분통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규명이 선행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으로만 끝날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가 2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아이의 사망증명서를 들어보이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가 22일 서울 서초동 민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아이의 사망증명서를 들어보이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내 자식이 죽었는데 사인도, 사망시간도, 사망 장소도 알지 못하고 어떻게 떠나보내라고 하느냐"며 "어떤 순간에 죽음에 이르렀는지, 심폐소생이라도 받았는지,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는지라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희생자 이민아 씨의 아버지는 "참사 이후에도 정부는 유족 모임 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 사고 발생 경과와 피해자의 권리 등의 안내 조치와 같이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장례비와 위로금은 그렇게 빨리 지급하면서 정작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왜 참사 24일이 넘도록 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고(故)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는 "이 참사는 158명을 생매장 한 살인사건"이라며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이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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