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윤 변호사
박상윤 변호사

2022년 여름 날씨는 어느 때보다도 변화무쌍했다. 6월부터 매우 무덥기 시작하더니 역대급 호우로 인하여 서울 강남 일대가 침수사태를 겪고 ‘강남제네시스좌’ ‘신림 펠프스’라고 명칭되는 사진들도 올라올 정도 였으니 말이다.

국회 보좌진의 삶도 이처럼 변화무쌍하다. 대개 8월부터 보좌진들은 국정감사에 쓸만한 이슈들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다닌다. 지역구 의원실의 경우, 지역구 행사를 참여하는 동시에 지역구민들의 민원사항들을 수집하여 국정감사에 반영하기 위하여 더 많은 자료를 조사하기도 하고, 여의도에서는 관계부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관계부처가 아닌 직원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듣고 쓸만한 내용들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찾는다.

또한, 언론을 담당하는 기자들에게서도 지면 또는 인터넷으로 접하지 못하는 이슈들을 접할 수 있다. 기자들은 보좌진들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과 같은 사람들이다. 국정감사 시즌에는 기자들에게 일종의 ‘보도자료’라는 형식의 기사를 자료를 통하여 제공한다. 보도자료는 정부부처의 자료를 통하여 사회에 주요 현안을 알리고 현안의 문제점을 도출해내고 나아가 개선방안까지 제시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이러한 보도자료를 의원실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알릴 수도 있지만 기자들과 협업하여 보도자료를 더 충실하게 만듦으로써 사회현안에 대하여 심도있는 분석과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다만, 국회의원의 치부(?)를 추적하고 드러내는 것도 기자들의 소명이기 때문에 때로는 이러한 점들이 곤란한 상황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9월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국정감사를 대비하여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달이다. 국정감사는 해마다 정례적으로 실시되어왔으므로 정형화된 요구자료 양식들이 있다. 의원실마다 포인트가 되는 점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보는 것들이 있다. 특히,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이 공적인 부분이 아닌 사적인 부분에서 사용되었는지, 인사부분에 있어서 공정하게 이루어져 있는지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정부의 자료만 가지고 문제점을 분석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자료를 찾다가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정부부처를 상대로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필자는 처음에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래도 정부부처 입장에서는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고 의원실 입장에서는 최대한 노출시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껄끄러운 상황이 매번 발생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적인 감정이 아닌 공적인 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령 갈등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대화를 마무리할 때는 최대한 정중하게 좋은 감정으로 마무리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실이나 정부부처나 다들 사람이 사는 곳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도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정부부처와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일하는 기계가 되기보다는 사람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

 

/박상윤 변호사

국회의원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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