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준 변호사
이강준 변호사

얼마전까지 계속되었던 부동산 등 자산 폭등기에는 ‘근로의욕 역대 최저’ 라는 기사가 유행 하였다. 월급을 모아서는 답이 안 나오는 내 집 마련. 직장인들의 한숨은 늘어 가고, ‘영끌’을 통한 무리한 대출도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 소식, 급등하는 물가, 경기 침체 우려의 목소리들.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였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재테크 열풍’은 시들해지고 있고, ‘투자 대신 저축’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재테크 자산 폭등으로 위축 되었던 근로 의욕이 요즘 ‘떡상’ 하고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현재의 경제 위기에서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현금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 등의 투자 손실로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고정 수입’ 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위안이 된다.

필자는 월급쟁이다. 재테크 자산 폭등기에는 근로 의욕이 샘솟기 어려웠다. 주변에선 주식, 코인, 부동산 폭등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 났다. 심지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투자자’로 변신하는 사람도 있었다. 무리한 대출과 투자에 대한 욕구가 끓어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 잡고 무리하지는 않았다. 대출로 무리하게 투자 했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엄청난 수익을 냈을 수도 있고, 크게 후회할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무리하지 않으니, 현재 마음의 안정은 얻은 것 같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듯이,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선사하기도 한다. ‘코로나’ 로 일상이 무너져 잃은 것이 많지만, 이로 인해 ‘재택 근무’ 등 노동 환경이 많이 개선되고, 가족 등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현재의 경제 상황도 한편으로는 무리한 투자의 위험성과 ‘고정적인 소득’의 중요성을 느끼며, ‘노동 의욕’이 샘솟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으로, 자산 폭등기 보다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투자 성향’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 ‘재테크 빙하기’ 를 잘 견딜 수 있는 ‘나의 투자 성향’은 무엇일지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법조인들은 과다한 업무량에 치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테크에 투자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리고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법조인들은 대부분 변동성이 적은 자산을 선호하는 편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법조인들에게는 변동성이 큰 코인이나 주식 등의 투자 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 투자’가 보다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동산 투자는 미래가치 평가도 중요하지만 ‘권리 분석’도 중요하다. 특히, 공경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소송 등 법적 분쟁해결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세법을 포함하여 각종 부동산 법령 및 판례에 대한 지식을 요한다. 법조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재테크 수단이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주변의 많은 법조인들이 부동산을 재테크로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과거의 필자도 그러하였다. 개업 변호사의 경우 ‘사건 수임’과 ‘사무실 확장’에 전념한다. 사무실을 월세로 얻으면 비용 처리가 되는데, 매수하면 한번에 목돈이 나가니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로펌 소속변호사 등 월급쟁이 법조인들도 넘쳐나는 ‘업무’와 ‘자기계발’에 바빠, 따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일을 잘 하는 것과 돈을 잘 버는 것은 다르듯이, 부동산 지식만 많다고 부동산 투자를 잘 하는 것은 아닌 것도 원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투자를 위해 법적 지식으로 무장된 법조인들은 누구보다도 유리하다. 경험해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문제되는 법률 문제가 부동산이므로, 법조 경력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 하락기에 부동산 투자가 웬말인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하락기에는 좋은 물건이 경공매로 나오며, 적은 경쟁으로 우량자산을 취득할 수 있다.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다. 직접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부동산 하락기에는 부동산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많은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고, 무리하지 않은 대출을 통해 조금씩 실전 경험을 쌓아 다가다보면 어느새 경제적 안정과 여유를 찾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 여러분들이 ‘경제적 압박’에서 보다 벗어나, 경제적 이유가 아닌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며,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다 헌신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이강준 변호사

MI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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