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4’ 개발 ‘위메이드’ 소속 김예지 변호사 인터뷰

"웹3.0 시대 도래... NFT, 가상화폐 등 신산업 주목을"

"게임과 웹에서 경제 활동 하며 일상 보내게 될 것"

미르4, 이카루스M 등 PC와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위메이드' 컴플라이언스 팀은 재치있고 캐주얼한 젊은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혁신가들의 도시인 판교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김예지(변시 6회·사진) 변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개업 후 1년 반 정도 서초동에서 고용변호사로 송무 업무를 했습니다. 국제 중재와 콘텐츠 쪽에 관심이 많아, 이쪽 분야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유심히 기회를 엿보다 지인 변호사의 제안으로 게임 회사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게임회사 '위메이드' 컴플라이언스팀의 팀장인 김 변호사는 회사 주요 사업인 게임과 블록체인 관련 법안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산업 규제를 미리 살피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컴플라이언스팀은 회사 자체적으로 발행한 가상화폐의 리걸 리스크를 체크하고 어떤 방향으로 BM(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해야 하는지 검토하면서 자문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는 단연 'P&E(Play and Earn)게임'이다. 이용자가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 등을 블록체인에서 곧바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게임과 수익창출을 연동시킨 시스템이다.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게임인 '미르4'도 게임 속에서 코인을 채굴할 수 있으며, 해당 코인은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게임과 웹(web) 안에서 돈을 벌면서 활동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가상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적 토대는 '웹3.0'이다. 웹 3.0은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개인 맞춤형 정보로 제공하는 지능화·개인화된 웹 기술이다. 그는 "웹 3.0이 구현되는 시대에는 가상화페와 메타버스, NFT 기술이 필연적"이라며 "앞으로 미래에는 웹 안에서 여가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경제 활동을 포함해 아예 살아가는 사람이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웹 경제가 활성화되면 가상 아이템들도 소유권이나 재산권을 표창하게 될 것이고, 그 소유권은 NFT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발전 단계에 있는 가상화폐와 게임 등 신산업과 기존 법제 사이에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항상 법보다 앞서 나가기 마련이에요. 기술이 먼저 나오고, 법령에 공백이 있다면 입법 기관에서 기술을 파악하고 법령을 내놓습니다. 법안을 신중하게 발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뤄진 후에 입법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내변호사가 된지 어느덧 5년 차가 된 김 변호사는 게임회사 분위기에 대해 "수평적이고 자유롭다"고 평가했다.

"개인적으로 수직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의 회사를 선호하지 않는데, 게임이나 IT 업계 문화는 상대적으로 수평적이어서 저와 잘 맞았어요. 팀원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분위기도 마음에 듭니다. 물론 그만큼 구성원들의 높은 책임감도 요구됩니다. 이런 점에서 IT 업계와 기성 법조계는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요즘 청년변호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사내변호사와 송무변호사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호사로서 송무와 자문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기에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어요. 다만 송무변호사는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사건을 준비하고 끌고 가면서 진두지휘를 해야 합니다. 사내변호사는 다른 부서, 타인과의 협업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적성의 측면에서 볼 때 자기 페이스를 가지고 업무를 끌고 가는 사람은 송무를 추천드리고, 주변 사람들 의견을 듣고 소통하면서 일하기를 좋아한다면 사내변호사를 추천합니다."

사내변호사를 꿈꾸는 예비 법조인과 후배 변호사에게는 미리 길을 정해두지 말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조언했다.

"변호사 초반에 '사내변호사 또는 송무변호사가 돼야지' 처럼 자신의 커리어를 제한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실무를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오래하고 싶은지,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로를 결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장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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