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22일 보복성 범죄 대응 위한 범죄심리 교육

이주현 서울청 과학수사대 범죄분석관 초청 강연

△ 이주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범죄분석관이 22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위기 대응 및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 이주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범죄분석관이 22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위기 대응 및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 2015년 '성동구 여성 납치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불이 붙어있던 트렁크에서 발견된 여성은 자상의 흔적도 많고 성기는 잘려있고, 시신 일부는 불에 타기도 했다. 이 사건은 범인 A씨가 교통사고 상대방 B씨에게 복수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중 하나였다. B씨를 유인하기 위해 피해자를 납치한 것이다. A씨가 지니고 있던 메모에는 B씨를 포함해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 검사, 병원관계자, 식당주인 등에게 모두 복수하고자 했다는 사실이 적혀있었다.

# 2016년에는 '경찰관 대상 황산 테러 사건'이 있었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C씨는 3개월간 교제한 남자친구가 헤어진 후에도 계속 찾아오자 관악서 사이버수사팀에 전 남자친구를 신고했다. 그런데 담당 경찰관 D씨가 자기 집에 몰래 다녀갔다고 생각한 C씨는 D씨에게 '왜 내 집에 다녀갔냐'며 따졌다. C씨는 집요하게 전화를 하다 '괘씸하다'고 생각해 D씨를 찾아가 얼굴에 황산을 뿌렸다.

위 사례처럼 분노를 자제하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테러범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최근에는 변호사와 의사등 전문인력을 향한 보복성 범죄가 늘어나면서, 법조계에서도 테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22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위기 대응 및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6월 9일 대구에서 발생한 법률사무소 방화테러 사건와 관련한 대책의 일환이다.

이날 이주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범죄분석관이 '보복성 범죄 피의자의 심리특성'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분석관은 "보복성 범죄의 공통점은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생긴 '불만'이 '분노'로 이어지고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자기 조절을 하지 못하고 공격성을 띠는 사람들은 대부분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람(위기자)들은 '공격적 행동이 폭발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발작하듯 급성으로 발병한다""폭발행동 전에는 굉장한 긴장 상태를 경험하다가 폭발 후에는 즉각적인 안도감을 느끼기 때문에 '분노 후 폭발'이라는 악순환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같은 자극을 겪더라도 일탈적이고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감정적으로 흥분된 사람을 대할 때는 감정을 끌어내려 이성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평정심을 찾게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협상 초기부터 '상대는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위기자들과 대화할 때는 주로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대상자들의 감정이 어떠한지 판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기자들과의 대화 방법으로는 '적극적 청취기법(Active listening)'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적극적 청취 기법으로 △감정 상태 정의하기(Emotion Labeling) △바꿔 말하기(Paraphrasing) △끝말 따라하기(Mirroring) △요약(Summary) △개방형 질문(Open-ended Q) △최소한의 고무(Minimal encourager) △효과적인 정지(Effective Pause) △1인칭 표현(I Message) 등을 제시했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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