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학원의 위상이 예전만 못합니다. 회원들 사이에서도 법학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제는 법학원이 설립 목적에 맞게 충실히 업무를 하면서 제기능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1월 27일 제16대 한국법학원 원장으로 취임한 이기수 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의 말이다. 그동안 법학원은 '그들만의 리그'였다. 한국법학원은 법조 실무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법률가 단체이지만,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회원들조차 격년으로 개최되는 한국법률가대회와 연 6회 나오는 학술지 '저스티스' 외에는 법학원 활동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간 법치주의 안착과 법률문화 향상이라는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재정 지원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법학원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법학원은 설립 66년 만에 처음으로 법학교수를 원장으로 선출했다. 이기수 신임 원장은 1984년 고려대 법대 교수로 학계에 발을 들였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제17대 고려대 총장을 역임한 순수 학자 출신이다. 이 원장은 법학원 재건과 위상 강화에 깊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때마침 법학원 사무실도 이달부터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용산으로 새 둥지를 옮겼다. 서초동 건설기계회관에서 대법원 관할 건물인 문배동 법원행정처 등기기록정비사업소 건물 2층으로 옮기면서 나름의 정통성도 되찾았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원하는 국내 법률가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이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가 필요할 때다. 한국법학원은 옛것을 근본으로 삼아 시대 흐름에 걸맞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한다. 새로운 수장이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한다.

 

/임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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