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을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가 10일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자정을 기하여 군 통수권을 인수하고 공식적인 첫 업무에 돌입했다. 같은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위대한 국민과 함께 위기를 당당히 헤쳐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새 정부는 의회 민주주의 시스템의 복원과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에 경주해야 한다. 하지만 원칙의 회복만으로는 부족하다. 2022년 우리 사회가 처한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저출산 문제와 연금 문제 그리고 교육개혁 문제로 귀결되는 미래세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이러한 문제를 피하면 답이 없다. 최소한 미래세대가 현실로 다가온 필수 문제에 대해 적극 공론화시키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추상적 담론만 언급하는 수준을 벗어나, 실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초석을 놓아야 한다.

수도권 과밀문제 해결은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가장 시급한 해결이 요구되는 문제이다. 수도권은 과밀로 인해 인구문제, 환경문제,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지방은 인구부족 문제로 도시의 성장 잠재력이 잠식되고 있다. 전 국토의 효율적 이용은 정부의 책임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해법이다.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과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권한을 이양하는 지방분권에 대해서 진지한 관심과 해결의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만일 지방분권이 실질화 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관심의 영역을 더 확대해 정부가 노동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플랫폼의 강화로 인해 노동의 가치가 소외되고 플랫폼 권력에 노동이 종속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카카오택시 문제를 비롯하여 이제는 전문가 영역의 노동까지도 플랫폼이 잠식하려는 분위기가 매우 짙다. 노동의 위기가 나타나면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근로의욕을 잃은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없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플랫폼으로 인한 노동위기 문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지성주의로 짚으면서 정부가 정책을 결정할 때에 합리와 지성, 과학과 기술의 역할을 강조하겠다고 선언했다. 매우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본다. 이념과 진영에 경도된 정책집행은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합리와 지성을 토대로 한 정책 결정을 위해서는 각계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부당한 권위주의적 행태는 시정되어야 하겠으나 전문가의 권위를 무력화 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이 배제된 정책결정은 지양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반지성주의를 극복하고 합리와 지성에 바탕을 둔 전문가의 지식과 역량을 활용한 정책결정을 해주길 바란다.

이제 새 정부가 탄생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대통령 개인이 혼자서 극복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민생과제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하나씩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윤 대통령이 민생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난제들을 하나씩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관심의 영토를 확장시키고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태도로 국정을 운영해 주기를 당부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위기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새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신인규 변호사

법률사무소 청직

저작권자 © 법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