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변협 IT·블록체인 특별위원장 인터뷰

"가상현실 눈앞에 성큼... 혁신 기업 도와야"

"우리 사회는 초고속 인터넷 등장 이후 IT 산업이 국가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법령과 제도가 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서비스 발전이 지체 되는 등 부작용도 있습니다.  법률가 단체인 변협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다면,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기술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한변협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상직 변호사는 디지털대전환(Digital Trransformation, DX)시대에서의 법률가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지식재산위원인 그는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판교 사무실에 출근하며 TMT(기술·미디어·통신) 분야를 이끌고 있다. 

가상 기술의 발전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과 맞물리면서, 전세계가 디지털 사회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단순히 비대면 접촉이 늘어난 것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Metaverse)처럼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가상현실이 생활 저변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 변호사는 "전환기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들이 우리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별위원회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하던 일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단계 나아간 지능 정보화 사회에서는 딥러닝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스스로 결론을 내기 때문에 인풋(input) 내용과 상관없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NFT의 등장으로 온라인 공간에서의 고유한 오브제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특별위는 이처럼 온라인·가상 세계를 향한 규율을 화두로 삼았습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재화를 둘러싼 권리·의무 관계를 기업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보자는 취지입니다." 

이 변호사는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은 기존의 시스템과 새로운 기술을 등에 업고 등장한  새로운 체제의 접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IT·전산 체계는  '메타 시스템'으로 중앙 집권적 구조 아래 서로 호환이 가능한 하위 조직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구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분산 형태를 가진 '블록체인 시스템'과 체계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중앙 집권적 구조를 다 없애야 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메타 시스템과 블록체인 시스템의 조화점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법조인들이 이처럼  심도 있는 기술 담론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 변호사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과거와 달리 학제 간 융합·통섭이 보편화 되면서 법조인들의 기술 이해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카이스트 출신 등 이공계 전공을 가진 변호사들도  위원으로 참여해 풍성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변호사들이 법학에만 몰두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스쿨 도입 이후 공학적 배경을 가진 변호사들이 크게 늘었고, 이들이 법조계 곳곳에서 활약하면서 변호사들의 전반적인 기술 이해도가 상향 평준화 됐습니다. 위원회에도 이러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아 실효적인 담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이 변호사는 특별위의 연구 성과를 국회·정부와 공유해 정부 정책과 법령 재·개정 등에 반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어떤 리더십이 들어서든, IT·블록체인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 제언이 꼭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별위도 활동 성과와 연구 결과를 관련 부처와 국회에 제공하는 등 선진 제도가 만들어지는데 일역을 담당할 계획입니다."

 

/장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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