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익전업 변호사단체 동행의 지난 6년간의 성장과 현재 좌표

동행은 2015년에 ‘지역에서 존엄과 권리를 상실한 이들의 목소리를 법의 언어로 전달한다’는 지향점으로 설립된, 이제 7년을 바라보는, 지역 유일한, 그런데 유일하고 싶지 않은,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데 잘 모이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는 공익전업 변호사단체입니다. 2019년부터 정체이고 올해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서 걱정이지만 처음 50여 명의 후원으로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450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은 “동행에 사건들이 있기는 하냐?”입니다. 저희가 지역에서 유일하다보니 이주노동자·장애·난민·아동·표현의 자유·빈곤·노인 관련 모든 이슈가 집중돼 있어 법률대응이 많고 주제도 다양합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고 싶지만 한 가지만 할 수 없고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 것이 지역 공익변호사의 숙명인 듯합니다.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는 공익전업변호사가 현재로서는 전무합니다. 그 가운데 동행이 6년여를 버티면서 공익변호사의 생태계를 이루는 한 몫을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큰 몫을 하고 싶습니다.

멋지게 활동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도 그렇지만(홈페이지를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이고 비영리이다보니 구성원이 바뀌는 등 부침이 없지 않았고 중간 리더이자 14년 차 선배 변호사로서 고민이 많고 지치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대한변호사협회 공익대상도 받으면서 동료 변호사들로부터 그런 역할을 인정 받는 것 같아, 지치지만 힘을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연수원 동기(이자 후원자인) 변호사가 동행을 인터뷰하면서 썼던 표현을 빌리자면 “(들고 남이 있지만 동행에) 사람이 모였고, 그걸 지지해주는 후원자 그룹도 모였고, 그리고 6년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서 동행만의 궤적, 동행의 역사도 생겨난 거 같”거든요.

아쉬우면서 성찰하고 있는 부분은 동행에 왔다간 사람들이 동행 크루 혹은 동행만의 어떤 묶여 보이는 역사로 자리잡혔으면 좋겠는데, 동행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거리감이라는 것이 너무 멀어져버리는 것이 아닌지, 그러면 동행의 자산이 축적 되기보다는 흩어지는 것이 아닌지, 인적 자산이 비례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꼭 동행이라는 보이는 이름으로 남길 순 없다 해도 지역 공익전업 변호사단체만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가 기댈 수 있는 비빌 언덕이 되는 믿음직한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또 자주 받는 질문으로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사람이 계속 바뀌는 부분(6개월, 1년, 2년)이 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이고 계속 지켜보고 있는 문제입니다. 제가 부족한 선배라서 그러는 것일까 하는 반성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지역이라는 점, 비영리단체로서 급여의 문제, 동행에서의 활동이 변호사이면서 생활인인 그 동료에게 안정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크다는 것을 요즘 더 절감합니다. 개인적으로 비영리분야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좋고 싫음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동행의 활동이 좋게, 멋지게 보이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그것이 ‘비영리의 주된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일을 멋지게 하고 있다, 신나게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리고 실제로 신나는 경험을 쌓게 해주고 그 결과물을 맛보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사람이 바뀌고 있으니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인가, 멋지게 일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급여 수준이나 활동 방식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못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오래 일한 사람이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도록 댓가를 치르더라도 구조를 바꾸는 부분을 운영위원회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즉, 잠시 느슨했던 후원 홍보사업을 다시 가열차게 가동할 예정입니다.

사람이 계속 바뀌는 가운데 10년 뒤의 동행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요즘은 여러가지 불안한 생각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한 사람은 결국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강한 것이지요. 동행이 첫 지역 공익전업변호사로서 시작하다보니 ‘뿌리’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고 흙을 헤쳐나가면서 당연히 상처도 받고 힘도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하는 요즘입니다. 이런 뿌리 역할이 14년 차인 저에게도 어려운데 이제 막 변호사가 된 신입 변호사들에게 기대를 하는 것이 너무 큰 부담이었겠다 싶으면서도 함께 뿌리가 되어줄 동료로 자라나 주길, 아니면 함께 뿌리가 될 누군가가 나타나주길 6년 내내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이루어지겠죠?

일단은 무심하게 동행에게, 저에게 주어지는 일들을 일상으로 해나가면서 버티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역 공익변호사의 필요성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함께 뿌리가 되어주시고자 하는 분들은 동행 홈페이지(companion-lfpi.org)에 오셔서 멋진 동행의 활동도 확인하시고 페이스북과 유튜브(홈페이지 연동)에 반응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좌충우돌 지역 공변의 하소연 여기서 마칩니다.

 

 

/이소아 변호사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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