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를 불러오며 점차 사그라드는 듯 했던 코로나 사태의 불꽃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더불어 재점화되고 있다. 일일 확진자수는 며칠 전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어느덧 50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이제 일상이 된 재난문자처럼 코로나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도 느슨하게 만들었다. 국내외 주요기관들도 오미크론 출현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실물경제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번화가를 다녀 봐도 작년과 달리 올해는 제법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법조시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개인적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은 술자리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싸움이나 명절에 친척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나누다가 붉어진 재산 분쟁처럼 사적모임에서 생기는 감정적인 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직장 내 괴롭힘 문제나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 같은 업무적인 영역에서의 갈등과 라이브 커머스나 개인 간 중고거래같은 비대면 방식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분쟁은 오히려 늘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것이지만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참사가 그동안 사회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법조시장 또한 어떤 방향으로든 크게 변화했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지난 2년의 이런 다이내믹한 변화를 뒤돌아보며 느끼는 바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의외로 가능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누군들 코로나 사태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저 변호사로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를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능력은 어떤 변화에도 호응할 수 있는 유연함과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를 탐구하는 부지런함에서 나올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문제를 만들어 내기보다 다른 사람이 가져온 문제를 대신 푸는 것이 익숙한 변호사에게 미래를 대비해 무언가를 연구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에 대처해 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강애리 변호사

동부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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