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즈음, ‘마케팅’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다. 당시엔 생소한 개념이어서 어떻게 해석할지 난감해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글자 그대로 ‘마케팅’이라 표현하고, 그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을 ‘마케터’라 부른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마케팅은 상품을 많이 팔리게 하여 기업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영리기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 사고’는 매우 유용하다. 경쟁이 심화하고 변화의 속도가 급격해지고 있는 ‘퀀텀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마스터카드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최고책임자인 라자 라자만나르의 저서 ‘퀀텀 마케팅’은 현재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변화를 대전환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마케팅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마케팅 패러다임 변화를 4단계로 정리한다. 그 1단계가 소비자들이 논리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린다는 단순한 전제에 기초한 마케팅이다. 합리적 선택이론에 기반한다. 2단계는 소비자의 감정 영역에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 기능과 장점에만 기반을 두어서는 차별화를 추구하기 어렵다는 것. 3단계는 인터넷과 데이터 기반 마케팅 시대다. 4단계는 인간 신체의 일부가 된 디지털 기기를 통해 마케팅의 이동성이라는 개념이 도입된다. 모바일 기술과 실시간 위치기술, 그리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상호 연결된 소비자 시대를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이 4단계 축적을 기반으로 5단계 패러다임인 퀀텀 마케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소비자의 모든 데이터를 포착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연한 차이를 만들고 있고, 블록체인과 5G 네트워크가 일상이 되는 시대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새로운 디지털 영토로 확장되고, 3D 프린팅과 커넥티드 카, 자율 자동차, 드론과 사물인터넷 등 어떠한 상상도 현실로 이뤄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어떠한 관점으로 오늘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모색해야 한다. 이는 그저 마케팅 분야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삶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퀀텀 성장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에 저자의 강조점은 분명하다. 새로운 가치와 역할을 설정하라는 것, 고객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강화라는 것, 그리고 급변하는 기술을 학습하고 선도해 나가라는 것 등이다. 법조계 역시 과거와는 다른 많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 기술의 변화, 사람의 변화, 제도의 변화 속에서 더 나은 차별화된 법조 서비스를 창출해 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 라자만나르의 저서 ‘퀀텀 마케팅’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 믿으며, 일독을 권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마케팅 불변의 법칙』
(알 리스, 비즈니스 맵)

『다시 브랜딩을 생각하다』
(스티븐 고, 청림출판)

 

/장훈 한국수자원공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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