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천식 변호사(사시 44회), 옹두리

2005년 대기업 H건설은 김포의 한 농민(K)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그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시가의 1/4도 안 되는 가격에 넘기라고 한다. 이때 H건설이 법원에 제출한 핵심 증거는 K의 아버지가 작성하였다는 부동산매매계약서였다. 그런데 K의 아버지는 2년 전에 사망했고, 부동산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글씨는 K의 아버지의 글씨가 아니었으며, 계좌번호란에는 계약서 작성일자 기준으로 이미 3년 전에 예금계약이 해지된 계좌번호가 기재되어 있었고, 날인된 도장의 인영도 막도장이었다. 더구나 K의 아버지는 매매계약 관련 H건설로부터 어떠한 돈도 받지 않았고, K 역시 아버지가 H건설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소송은 공방을 거듭하며 3번의 재심 재판을 포함하여 무려 16년간 진행되었고, 2020년 4월 결국 모든 사건은 H건설의 승소로 종결된다.

이 사건을 16년간 홀로 담당했던 저자가 관련 민·형사 판결문 13개의 전문을 공개하는 책을 발간했다. 법조계의 전관예우와 싸우고 있는 안천식 변호사의 5번째 책 ‘확증편향’이다.

안천식 변호사는 “공개되는 판결서와 투명한 재판절차를 통해서 우리의 사법현실이 지금보다 조금 더 공정하고 신뢰받는 방향으로 교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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