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적으로 ESG 경영이 뜨거운 이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말이다. 예전에는 기업이 수익을 위해 재무적 요소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이러한 비재무적 요소들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뜻한다. ESG라는 용어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갑자기 생겨난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SG는 보통 기업 경영활동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 때문에 병원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의아해 할 수도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병원도 ESG 경영을 이미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와 관련하여 본원은 전 교직원에게 개인 머그컵을 지급하여 기존의 종이컵 소비를 대폭 줄였다. 또한 인천광역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장례식장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의도 종이 없는 페이퍼리스 회의로 전환하였으며, 환자에게 발급하는 진료비 상세내역서 양식 개선으로 기존 출력량보다 25%가량 줄여 연간 1000만 원 이상 용지비용 절감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S’와 관련해서는 지역사회 장애인 의료질 향상을 위해 인천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활동, 재진환자 중 거주지가 서해 5도 등 접근성이 떨어져 내원이 여의치 않는 경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비대면 진료(원격진료) 등의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ESG 경영은 기업활동에 국한하여서만 의미를 가지는 주제라고 생각하기 않는다. 소득수준의 증가로 이제 사람들은 기존처럼 단지 물건의 가격과 품질만을 구매의 고려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여 만든 신발, 친환경 소재의 옷,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한 원두 등 물건 자체의 가치 외에 환경(E), 사회(S) 등 다른 가치도 함께 고려하여 구매의 만족을 높인다. 이러한 소비자의 구매 성향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기업은 ESG 경영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ESG는 사회전반의 피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

종이를 아낀 비용이 병원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또한 이것 자체로 친환경 경영의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미 ESG는 이미 우리 생활과 일상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어느샌가 생수나 음료수 페트병 라벨에 절취선 처리를 해 놓아서 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재활용품을 버릴 때 라벨제거가 힘들고 제거 필요성도 크게 의식하지 못하였으나 지금은 반드시 라벨을 제거하고 버린다. 큰 변화도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듯 독자 여러분도 일상의 작은 ESG 경영활동(?)에 동참하여도 좋을 것이다.

 

 

/조동선 변호사

인하대병원 법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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