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변호사님들의 법전원 졸업과 법조계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합니다. 법전원을 떠나 새로운 직장에서 변호사로 출발을 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많은 성취와 행복이 같이 하기를 기원합니다. 필자는 잘 해오지 못했으나 지금이라도 잘 하고 싶은 것이 있어 신입 변호사들에게 조금의 생각거리는 될 것으로 생각하여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합니다.

야근이 현실로 다가올 때까지는 업무시간 내에 업무를 마치겠다는 의지로 최대한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야근은 후배 변호사들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나 관성적으로 야근을 하게 되면 업무 시간에 끝낼 수 있었던 일도 야근할 때 해야지 하면서 미루기 쉽습니다. 그렇게 미뤄둔 일이 야근할 때 더 잘 된다는 보장은 없고 실제로 더 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사무실에 오래 있어도 그 효율이 떨어지게 되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다른 많은 일을 포기하게 됩니다. 특히 저녁 식사에는 변수가 많아 술이라도 마시게 되면 야근으로 미루어졌던 일은 내일 해야 할 일로 바뀌게 됩니다. 야근을 최대한 줄여서 업무 외에 나의 삶에 꼭 필요한 사람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내기 바랍니다.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의 부족 내지 단절은 사람의 삶을 심하게 황폐하게 만들곤 합니다. 같은 이치로 주중에 업무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금요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주말에는 가급적 가족이나 스스로에게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빨리 파악해서 틈틈이 시간을 만들어 ‘나’를 즐겁게 만드는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으면 ‘일’이 즐거울 수 없습니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도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을 끊임없이 하시기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기쁘게 하면서 변호사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 행복론의 강의를 들었을 때 교수님이 “행복감은 정도가 아닌 빈도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사소한 행복감이 자주 찾아올 때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끼고 아주 큰 행복을 주는 성취를 이루었을 때도 지속시간은 사소한 것에 비하여 그리 길지 않다고 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나에게 수시로 행복감을 느끼게 하시기 바랍니다.

일을 하면서 ‘잘나가는’ 요즘 말로 ‘힙한’ 업무만을 쫓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그런 일을 하면서 멋있는 변호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그러한 기회는 내가 원한다고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초부터 탄탄하게 맡겨진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점차 기회가 많아지곤 합니다. 단순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대충 처리하는 사람에게 중요하거나 잘 나가는 일을 맡기는 의뢰인이나 선배는 없습니다. 누가 봐도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건은 수임이나 배당에 있어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신입 변호사에게 그런 업무가 배당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업무 속에 좋은 기회가 종종 생기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에 내실을 충실히 다져놓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회는 옵니다. 사람의 삶이 그러하듯 변호사로서의 삶도 장기전입니다.

쓰고 나니 스스로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년 전 출발했던 저는 이러한 반성을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후배들은 20년 후에 후회는 덜하고 성취가 많은 더 멋진 변호사가 되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승현 변호사

서울회, 법무법인(유)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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