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변호사도 회사원이다 보니, 진행 중인 사건에 관하여 진행사항을 상급자에 보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결재권자의 재가를 받거나 판단을 받아 진행하여야 하는 경우에도 보고가 필수적입니다. 회사에서는 보고를 잘하는 능력만 좋더라도 꽤나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고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법적 이슈는 전문적인 분야다 보니 상급자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보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얼마나 전문적인지 보여주기 위해 법적 용어를 어렵게 사용하며 보고한다면 상급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보고가 될 수밖에 없고, 의사결정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정확한 법률 용어로 보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법률 용어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상급자가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내변호사의 중요한 능력입니다.

보고의 시기도 중요합니다. 사내변호사도 사람인지라 좋은 소식은 얼른 알리고 싶고, 좋지 않은 소식은 늦게 알리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안 좋은 소식일수록 빠른 보고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적절한 수단으로 적시에 보고하는 것을 늘 고민하고, 신경 써야 합니다.

보고서의 양은 줄이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1장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최상위 상급자의 경우 수많은 보고를 받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고, 양만 많은 보고는 거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복잡한 법률관계는 그림으로 알기 쉽게 표시하고, 핵심 쟁점과 대응 방안을 최대한 압축해서 보고서에 담는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사내변호사입니다.

회사에서 다른 분야의 보고들도 물론 쉽지 않겠지만, 법조인으로서 비법조인에게 보고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보고 받는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여 적시에 이해하기 쉽고, 명쾌한 보고를 한다면 아마 상급자들이 꼭 필요한 인재로 생각하지 않을까 합니다. 훌륭한 업무성과뿐만 아니라 보고까지 완벽한, 사랑받는 사내변호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현 변호사

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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