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 해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단연코 ‘코로나19’일 것이다. 세상은 전혀 새로운 위기 앞에 무기력했고, 반성과 대안 찾기에 급급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위기는 막바지를 향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위기를 불러온 ‘근본적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그것은 인류라는 종의 위기, 지구 생명체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바로 기후변화의 위기이다. ‘유러피안 드림’과 ‘3차 산업혁명’ 저자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제레미 리프킨은 ‘글로벌 그린뉴딜’을 통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인류의 선택에 대해 통찰력 있는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바라보는 그의 첫 번째 관점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다른 선택지도 없다는 현실을 명확히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문명을 지속시키려 고집한다면 인류는 공멸하고 만다는 전제는 제1 공리가 되고 말았다. 새로운 ‘탄소 제로’ 인프라 체제로 얼마나 신속히 변화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계가 ‘그린뉴딜’로 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은 이러한 변화의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태양력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와 IOT 빌딩, 스마트 생태 농업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고, 곧 지난 탄소 경제 인프라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그의 두 번째 관점은 ‘새로운 기회’의 도래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좌초자산’이라는 용어를 새로운 변화 속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좌초자산’은 예상수명주기가 정상적으로 종료되기 전에 이른 시점에 감가상각 되는 자산을 말한다. ‘2015년 시티그룹은 파리기후 정상회담이 구속력 있는 협약을 할 경우, 100조 달러에 달하는 화석연료 좌초자산 발생을 예측하여 전 세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는 탄소 경제를 지키고 저항하려는 경제 세력에게는 크나큰 위기지만, 새로운 녹색 경제를 지향하는 경제 세력에게는 더 없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제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녹색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그린뉴딜은 국가뿐 아니라 기업들이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고, 그 변화의 유효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현실은 전 세계 기업들이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녹색 경제 시대는 새로운 법과 제도적 정비도 요구한다. 전 세계적 차원의 협약에서부터 일국 내에서의 법령 정비, 그리고 지방정부의 제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변화의 충격과 혼란을 줄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시대를 읽고 앞서가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이 변화의 능동적 주역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3차산업혁명, 수평적 권력은 에너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쓰레기 책,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 (이동학, 오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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