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변호사(사시 40회), 한겨레출판

‘낙태죄 위헌’ 판결, 혀 절단으로 방어한 ‘56년 만의 미투’ 사건 등 여성에 대한 착취와 억압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끝없이 싸워왔던 김수정 변호사가 지난 20년간 법정에서 ‘여성을 위해’ 변론하며 기록한 여성 인권 투쟁기이자, 저자의 첫 단독 저작이다. 과연 법은 여성의 편인지, 법을 다루는 판사들은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지 수없이 되묻는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여성 대상 성범죄를 이야기한다. n번방 사건, 웰컴투비디오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와 성착취의 고리가 어떻게 연결돼 왔는지 파헤친다. 2부에서는 가정 내에서 파괴되는 여성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가정폭력으로 도망쳐 나온 여성이 끝내 또 다른 남자에게 맞아 죽고,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폭행당하는 등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들리는 비명을 외면하는

위선을 고발한다. 3부는 여성의 몸, 자궁에 관해 이야기하며 여성의 임신 중단 권리를 절실하게 요구한다. 피임 주도권이 없는 여성, 미성년자, 성폭력 피해자, 지적 장애인 등은 ‘미혼모’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간다. 생명권을 말하기 이전에 여성이 자기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4부에서는 앞서 밝혔던 문제에서 더 나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여성 인권에 관한 이슈들을 톺아본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 트랜스젠더 여성 강제 전역 사건 등 은폐된 여성 인권 현실의 부당함을 낱낱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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