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 법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는 그의 저서인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가에게는 열정, 책임감 및 균형적 판단의 3가지 덕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덕목은 정치가만이 아니라 법률가에게도 갖추어야 할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직업(Beruf)은 신으로부터 소명을 받은 것이라는 의미로 ‘천직(天職)’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공자는 나이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고, 천명을 알 수 없으면 군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천명(天命)은 오늘날 직업적 소명의식과 관련된다. 법학은 빵을 위한 학문(Brotwissenschaft)이라고 하여 생계수단적 학문으로 혹평도 하지만, 법률가(Lawyer)는 의사 및 성직자와 더불어 고도의 전문직이라 할 수 있다. 법률가는 전통적인 법조인으로 분류되는 판사, 검사, 변호사라는 법조삼륜(法曹三輪)을 넘어서는 광의의 개념으로 법학교수나 정치인, 법률적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공무원 등을 포함한다.

법전원 시스템의 정착으로 변호사 3만 명 시대의 경쟁적 환경이 도래하였다. 인공지능(AI)의 등장에 따라 법률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견된다. 따라서 법률가로 성공하려면 통합적 지식을 갖추고 특화된 법률 분야에 정통할 필요가 있다. 법전원을 마치고 변호사 자격을 확보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기연마를 통해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융합형 인재를 T자형 인재라고 칭했다. 한 우물만 파는 일혈주의(一穴主義)에 매몰된 편협한 식견을 드러내는 법률가보다는 폭넓은 지식과 식견 및 품성을 갖춘 하이브리드(hybrid)형 법률가가 경쟁적 우위를 점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T자형 법률가는 종적으로 법학 분야에 깊이 있는 전문적 능력(I)을 갖추면서 횡적으로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식견(­­―)을 두루 갖춘 경쟁력 있는 인재를 말한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적 환경에서 성공적 법률가가 여러 분야에서 탄생하리라고 본다.

성공적인 법률가란 자신이 선택한 직업 속에서 만족과 보람을 느끼며 전문적 역량을 발휘하고, 업무의 탁월성과 차별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말한다. 성공적 법률가가 되는 길은 두 가지 경로가 있다. 하나는 품성을 갖춘 엘리트 법률가의 길이다. 이는 전통적인 법조 직역에서 탁월한 전문적 역량을 펼치는 삶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를 지향하는 엘리트 마인드와 이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창조적 법률가의 길이다. 이는 전통적인 법조 직역을 넘어서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도전적 인생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굴의 정신인 벤처 마인드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

 

 

/김용섭 전북대 법전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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