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상관측 이래 최장기간 장마에 이은 무더위와 진정될 듯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까지 겹친 힘든 여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제가 속한 충남대학교 법전원도 다른 법전원과 같이 한 학기 동안 전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었고, 열람실 이용마저 제한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각자도생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12기 학생들은 지난 겨울 입시면접 이후 아직까지도 법전원 건물에 출입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대다수 교수님과 교직원들께서 최선을 다해 주셨음에도, 지난 한 학기 동안 이뤄졌던 비대면 수업은 대면 강의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실시간 강의가 이뤄지지 않고 녹화된 영상을 통해 진행된 수업의 경우에는 수업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조차 실시간으로 할 수 없었습니다. ‘로스쿨, 원격수업 부실 논란’과 같은 제목으로 기사화되어 TV로까지 방영되었던 것을 보면 이는 몇몇 법전원에서만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는 학부생이라고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다행히도 몇몇 대학교에서는 1학기 등록금을 일정 부분 반환하고, 2학기 등록금을 감액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충남대학교도 “학생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기 위한 조치”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학생들을 위해 등록금 납부액의 10%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적극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등록금 고지서를 보니 기대했던 등록금 감면은 없었고, 확인 결과 위와 같은 조치들은 학부생들에게만 적용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다른 법전원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우들 사이에서는 이와 같은 학교의 조치는 불평등한 처사라는 불만이 팽배한 분위기입니다. 저 또한 ①법전원생들 역시 학부생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임이 분명하고 ②비대면 수업에 의해 학습권의 제한을 받았으며 ③학교 시설 이용에도 제약을 받은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학부생과 법전원생은 본질적으로 같음에도, 학교는 상당한 이유 없는 자의적인 차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충남대는 국립대학교로서 다른 법전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평균적인 학부생보다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으며, 사립대학교의 경우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입니다. 그런데도 각 대학은 학생 수가 많고 ‘목소리가 큰’ 학부생에게만 등록금 감면 등 방법으로 고통을 분담한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를 내고 그에 따른 기사들이 작성되는 것을 보니 액수를 떠나 부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학생들과의 진정한 고통 분담을 위해서 각 대학교들이 지금이라도 법전원을 포함한 각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학부와 마찬가지의 조치들을 평등하게 이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허정회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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