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팔코사놀 최고기사전은 올해 새로 창설된 기전이다. 사라진 명인전 이후 3년 11개월만에 부활한 국내 유일한 풀리그전이다.

제한시간 2시간(초일기 1분 3회)으로 올해 1월 랭킹을 기준으로 국내 바둑랭킹 1위에서 8위까지 스타기사들만 출전하는데, 신진서(20세), 박정환(27세), 신민준(21세), 이동훈(22세), 변상일(23세), 김지석(31세), 강동윤(31세), 박영훈(35세)이 출전하였다. 매 대국 승자는 200만 원, 패자는 100만 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8명의 스타프로기사가 풀리그로 겨룬 후 리그전 1, 2위가 결승 5번기로 우승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박정환 선수는 4승 2패로 자력에 의한 결승 진출이 좌절된 상태에서 마지막 리그 대국을 신진서 선수와 가졌다. 혼신의 힘을 다한 박정환 선수가 오랜만에 초읽기에 몰면서 신진서 선수를 상대로 한 올해 첫 승을 힘겹게 올렸으나, 신진서 선수가 6승 1패로 리그전 1위가 되었다.

그런데 1승 5패로 최하위인 박영훈 선수가 최선을 다하면서 리그 최종국에서 김지석 선수를 이겼고, 박정환 선수도 2위로 결승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신진서 선수는 상대 전적에서 6승 16패로 박정환 선수에 뒤쳐져 있었고, 과거에 네 차례의 결승 대결에서 세 번이나 진 징크스가 있었다. 리그전에서도 신진서 선수에게 유일한 1패를 안긴 박정환 선수는 신진서 선수가 넘어야 할 천적이다.

박정환 선수도 신진서 선수에게 국내 바둑랭킹 1위를 넘겨준 후, 올해는 2월 LG배 결승에서 패하면서 국내기전 우승이 없어 물러설 수 없는 재대결 결승전이 되었다.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지난 6월 15일의 결승전 1국에서는 신진서 선수가 집흑으로 불계승(177수)하였고, 6월 22일부터의 결승전 2국에서도 신진서 선수가 집백으로 불계승(164수)하였다.

연이은 6월 23일 결승전 3국에서 배수의 진을 친 박정환 선수가 역대급 명승부를 펼쳤다. 좌하 일대에서 발발한 대형 전투에서의 치열한 수읽기 대결 속에서 최대의 승부처를 맞았다.

그런데 박정환 선수가 120수째에 초읽기에 들어가서 시간에 쫓기게 되었다. 반면에 시간 안배를 잘한 신진서 선수는 중앙의 많은 선택지에서 인공지능 추전수를 둘 수 있었다. 85집의 가치를 지닌 패 싸움에서 신진서 선수가 돌을 양패로 버려서 승기를 잡고, 초대 챔프에 올랐다.

이로써 신진서 선수는 올해 결승에 진출한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특히 결승에서는 단 1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경기로 최근의 4번의 결승전에서 10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정환 선수와의 통산 전적도 9승 16패로 좁히고, 올해 최근 전적에서도 5승 1패로 앞서 나가면서, 신진서 선수는 뱌야흐로 신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이정일 변호사

대성국제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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