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2억 원 임차료 등 지출 … 경제적 매몰비용 절감 위해선 회관 매입 필요
국내외 전문가단체들 자체 회관 보유, 일변연의 경우 도쿄 법조타운 내 위치해

2022년 12월 현 대한변협회관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새로운 변협회관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해졌다. 매년 증가하는 임차료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회원 접근성과 유관기관 연계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그간 임차료로 지출됐던 회관 관련 예산을 보다 합리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변협은 회원 접근성과 편의성을 살리면서 협회 위상에 맞는 회관을 마련할 방안을 찾고 있다. 또한 회원의 회비로 협회를 운영하는 만큼, 임차료 등으로 매몰되는 고정비용을 줄여 이를 회원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변협은 2012년 12월, JR제9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이하 ‘JR제9호회사’)에 주주로 참여해 JR제9호회사가 매입한 강남구 역삼동 소재 삼원타워 일부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협회가 회관 임차료·관리비로 지출한 금액은 지난해 기준 월 1억 250여만 원이었다. 연간 12억 원 규모다.

임대차 계약에 따라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는 2022년까지 변협회관 임차료는 전년도 대비 3%, 관리비는 3.5%씩 매년 자동 인상된다. 임대차 계약이 장기화될수록 임차료가 증가하는 구조다. 현 변협회관 입주 당시 월 평균 임차료·관리비는 7400여만 원이었다. 지난 6년 동안 임차료·관리비 부담은 38.51% 상승했다.

지난해 변협은 급증하는 회관 비용 문제와 임박한 임대차 계약 종료시점을 고려해 효율적인 예산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많은 논의와 의견 수렴 끝에 변협은 JR제9호회사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향후 배당금 수익과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JR제9호회사의 보통주 지분 300만 주를 약 275억 원에 양도했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적절한 단독건물이 매물로 나왔으나, 총회 개최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해 건물 매입 논의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회관 이전 당위성과 필요성은 물론, 지분 매각을 통해 필요한 기초비용 역시 확보됐지만 회관 이전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나 준비는 시작도 못한 상태다.

그간 회관과 관련한 문제점과 제안된 의견을 고려할 때, 변협회관 입지 안정화와 예산 절감 등을 위해선 단독건물 매입이 가장 이상적이다. 회원 지원 시설과 연수공간, 협회 회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한편, 남은 공간을 임대 등 수익사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잔여 공간 임대수익은 건물매입에 필요한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충당할 수 있어, 현재 매월 지출되는 임차비 등을 고려하면 사용 예산 효용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변협회관 이전과 건물 매입 필요성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과 관련해, 김진수 변협 재무이사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로 TF를 구성하고, 회관 매입방식, 매입비용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전문가단체, 유관기관과 원활한 소통·회무 활성화 위해 자체 회관 보유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대한변리사회 등 상당수 전문가단체들은 서울지역 거점에 자체 회관을 보유하고 있다. 협회 입지를 안정화하고, 각종 교육·행사·국제교류 등 회무 운영과 회원 활동 지원을 위해서다.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 지하 4층 지상 5층 회관을 보유했으며, 오는 2022년 신축 회관을 개관한다. 대한의사협회 회관 내에는 △회의실 △임원실 △사무국 △대의원회 관련 시설 △대한의학회 △정책연구소 △기자실 △현지조사 대응센터 △콜센터 등 주요시설이 마련돼있다.

대한변리사회, 한국세무사회도 서울 서초동에 단독회관을 두고 있다. 대한변리사회의 경우 설립 당시부터 특허청 소재지와 궤를 같이 하며 회관 입지를 다져왔다. 전문가단체로서 유관기관과 원활히 소통하고, 관련 분야 저변을 공고히 한다는 취지에서다.

해외 법조단체도 법조타운 내 회관을 두고 유관기관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도쿄도 대표 관청지구인 치요다구 카스미가세키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 입지에 해당한다. 이 곳에는 법무성, 재판소, 검찰청 등 일본 법조타운과 각종 정부청사, 국회의사당이 위치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법조타운 내 17층 단독 건물을 회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도쿄변호사회, 제1도쿄변호사회, 제2도쿄변호사회 등이 입주해있다.

우리나라 주요 법원·검찰 등 사법기관은 서초동 법조타운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전체 변호사 회원 중 상당수가 속해있는 서울에서도 법조타운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서울지역 개업 변호사 1만 7377명 가운데 41.71%인 7248명이 서초구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찬희 협회장은 “대한변협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역할이 커진 지금, 협회 위상과 회원 편의에 부합하는 회관이 필요하다는 회원들의 요청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2022년 협회 창립 70주년을 넘어, 다시 새로운 100년을 회원과 함께하는 대한변협이 될 수 있도록 회관 이전에 관한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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