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산업 안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변화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 최일선에 서 있는 기업에 소속된 사내변호사는 산업의 변화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사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최근의 변화를 말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술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번에는 신기술 중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흔히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곤 한다. 인공지능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하던 많은 업무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다. 일자리 대체에 대해서는 개인 및 사회 차원에서 깊이 논의해 볼 만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위 시각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경쟁 또는 위협의 관계로만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과 기회라는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유용한 도구로 바라보는 것을 제안한다.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분야로 영상의학이 있다. 영상의학에서도 전문가 대체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영상의학계는 인공지능을 ‘보다 좋은 의료를 위한 도구’로 인정하고, 이를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림프절 세포를 관찰해 암세포가 포함되었는지를 판별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7.5%의 오차율을, 인간은 3.5%의 오차율을 보였는데,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동한 결과 오차율이 0.5%로 크게 줄어들었던 사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사한 취지에서 메사추세츠 공대(MIT) 교수인 알렉스 샌디 펜트랜드는 인공지능을 효율적인 분석도구라는 측면에서 확장지능으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우리의 능력을 확장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활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우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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