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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잔인한 4월
배수득 변호사  |  wwwb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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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호] 승인 2020.05.18  09: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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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4월 28일.

2014년 4월 16일.

4월에 이 날들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참사, 세월호 사고 참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로 등굣길 학생 42명을 포함해 101명 사망, 202명이 부상을 입었다. 세월호 사고로 299명 사망, 실종 5명이었고, 특히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내게 있어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는 당시 대건중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 혁준이가 사망한 큰 충격의 사고였고, 어린 내가 처음 죽음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계기였던 거 같다. 학급 반장을 했던 나는 장례식장에서 혁준이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났던 기억이 있다.

나도 이제 아들을 키우는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자식을 먼저 보낸 어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감히 생각하기 어렵다. 그날은 우리 중학교 소풍이어서 평소 등교 시간보다는 늦게 학교 쪽이 아니라 유원지로 가면 되는 거였는데…. 그 친구는 평일 아침 일 나가시는 홀어머니 따라 일찍 집에서 나와서 하필 아침 7시 52분에 상인동 네거리를 지나다가 사고를 당했다. 비단 그 친구 뿐만 아니라 너무나 억울하고 안타까운 희생이었다. 출근시간대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희생이라 더 눈물이 났었다.

시간은 흘러 나는 사법시험, 변호사시험 공부 10년을 하고 2014년 4월 초순 그토록 바라던 변호사가 되었다. 공부할 때는 서울에 있어서 매번 기일을 맞춰 갈 수는 없었지만 대구에 가는 날이면 위령탑에 가서 “혁준아, 네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게, 법조인이 되어서 좋은 세상 되도록 노력할게”라고 수없이 약속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랬는데, 2014년 4월 초순에 그 약속 지켰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았겠나.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고, 곧장 내 친구 혁준이에게 알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다음 주 뉴스에 세월호 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된다. 열심히 공부해서 더 빨리 사회에 나아가 이렇게 안타깝고 억울한 희생을 막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나 싶기도 해서 자책한 적이 있다.

내게 있어서 4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고, 10년을 공부해 일구어 낸 변호사가 된 달이지만, 매년 언제나 엄중한 달이다.

그동안 매년 뉴스로만 보던 팽목항(공식명칭은 ‘진도항’이라고 한다)을 어제 직접 가보았다. 사고 현장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현지 택시기사님 말씀이 있었지만, 사고 현장 쪽 방향을 한참을 응시해보았다. 최근 꽃샘추위가 연일이었는데, 오늘 날씨마저 좋아 포근한 어머니 마음 같았던 날이었다.

모두 좋은 곳에 갔으면, 제발 그랬으면…. 간절히 기도했다. 그곳에 가서 어른으로 너무 미안했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 앞으로 좀 더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살아가겠노라 다짐한다.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위령탑이 있는 곳의 사건 경위 안내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과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을 남겼다.”

나는 과연 그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는가. 그 동안 값비싼 희생을 통해 얻은 소중한 교훈을 너무 쉽게 잊은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교훈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된다.

나는 그렇게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비가 되고자 한다.

기고 게재 여부가 검토되는 사이 2020년 4월 29일 이천물류창고화재로 사망자만 38명인 안타까운 사고가 또 일어났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배수득 변호사
서울회, 백산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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