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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슬기로운 생활
백승우 채널A 기자  |  str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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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호] 승인 2019.12.16  09: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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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건모 씨가 고소됐다. 유흥주점에서 접대부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피해주장 여성은 ‘성폭행 사실 인정’과 ‘솔직한 사과’를 원하고 있다. 김건모 씨는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일각에선 왜 하필 지금이냐는 얘기가 나온다. 예능에도 출연하고 최근 결혼 소식도 발표하며 연일 좋은 소식을 만들던 그에게 왜 그 여성은 3년도 더 지난 지금 고소했느냐는, ‘시점’에 대한 얘기다.

이슈는 또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 관련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법조 뉴스를 장악한 요즘이다. 사건 당사자들과 청와대, 검찰, 경찰이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기 바쁘다. 논란의 중심인물인 황운하 대전경찰청장도 ‘작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2년 가까이 묵혀뒀다가 왜 이제야 검찰은 수사하느냐”는 내용이다. 지금의 검찰 수사는 야당 측과 보수언론의 청부를 받았다고 말한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라는 거다. 여기도 ‘시점’이 화두다.

‘시점’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김건모 씨의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에게 다른 저의는 없는 건지를. 검찰이 김기현 사건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건 아닌지를.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의혹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의혹이 없다 하기엔 한쪽은 해명이 부족했고, 다른 한쪽은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점을 논할 때가 아닌 거다. 이미 사건은 커질 만큼 커졌다. 김건모 씨는 본인 일이니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거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자신의 비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책임은 고스란히 대통령으로 향한다.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 임기 2년 차 4분기까지 40% 중반 지지율을 유지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주변 인사들의 각종 의혹이 쏟아지며 지지율 급락을 막지 못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측근과 아들 관련 비리 의혹이 나오며 3년 차 2분기 들어 지지율이 30%로 곤두박질쳤더랬다.

‘변명’ 말고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인 거다. 청와대는 피의사실 공표를 얘기하며 남을 비판할 때가 아니다. 자주 언급되는 선진국이라는 나라 중 수사상황 보도를 막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애꿎은 고래고기도 술안주로만 언급해도 족하다. 내놓은 해명마저도 다른 사건 관계자와 앞뒤가 맞지 않는 웃지 못할 일도 더는 있어선 안 되겠다. 최근 김건모 씨가 콘서트에서 스스로 언급했듯 ‘슬기로운 대처’를 선보일 때다. 하지만 언급한 두 주체가 지금 이 순간 생각하고 있을 ‘슬기로운 대처’라는 것이 우리의 기대와는 다를 거란 슬픈 예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승우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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