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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사고-외국선박 형사재판관할권-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도11014 판결 -
박상흠 변호사  |  mose202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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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호] 승인 2019.10.21  09: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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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사건의 사실관계

2017년 1월 10일 오후 2시 5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 동쪽 22해리 해상에서 12.5노트(약 23.15Km/h)의 속도로 항해하던 홍콩 선적의 원목운반선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2만 3269톤: 이하 레이크호)와 구룡포 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 209주용호(74톤: 이하 주영호)가 충돌했다.

레이크호의 항해당직자인 2등 항해사와 조타수는 당직근무 중 조타실 외의 장소로 가서는 안되며, 당직업무에만 충실하여야 하는 바 항로 주변에 선박이 있는지를 탐지장비 등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계해야 하고, 충돌위험성이 있을 경우 감속하거나 상대방선방의 주의를 환기시킬 의무가 있고, 선장은 이들을 관리감독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다.

그런데 사고 당시 항해당직자인 2등 항해사는 해도실에서 본사 보고용 업무자료를 확인하고, 조타수는 갑판 위를 청소하는 등 조타실을 벗어나 다른 업무를 하였고 선장은 당직근무자들이 당직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음에도 해도실에서 조타수와 잡담을 했다.

이들의 과실로 인해 주영호가 사고지점 해상에서 조업대기를 위해 씨앵카를 투묘(投錨)하고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던 것을 발견하지 못하여, 충돌방지를 위한 변침 혹은 음향신호 등으로 주의 환기를 하지 못한 채 레이크호의 정선수 부분으로 주영호 좌현 중앙부분을 충격했다.

이 사고 결과 주영호가 파괴되면서 선원 7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또 주영호에 적재되어 있던 경유 1120리터와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 폐기물 38.7톤을 해상에 유출시키며 주변해상을 오염시켰다.

2. 판결의 요지와 법적쟁점

이 사건에서 검찰은 선원의 사망(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등 형법상 처벌대상에 대해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 제1항에 따라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보아 기소하지 않았다.

한편 법원은 선박 충돌로 인한 기름유출 등 해양오염에 관해서는 유엔해양법협약 제211조 제5항, 제220조, 제230조 제1항에 의거해 한국의 해양환경관리법 제127조 등에 따라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각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과 달리 피고인 측 변호인은 해양오염도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보았는데, 이 사건의 법적쟁점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외국의 가해 선박이 국내 선박을 충격하여 발생한 선박 충돌사고와 해양오염의 재판관할권이 어느 국가에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3. 선박충돌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의 적용법률

변호인은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 제1항에 따라 외국 선박에 있었던 외국 피고인등의 형사재판권이 한국에 없으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구했다.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 제1항은 ‘공해’에서 발생한 ‘선박충돌 등 항행사고(a collision or any other incident of navigation concerning a ship)’와 관련된 선박 근무자 등의 형사책임이 있을 경우 사고의 형사재판관할권은 선박의 기국, 관련자의 국적에 있다는 규정이다.

한편 유엔해양법협약 제58조가 규정하고 있는 ‘공해’는 모든 국가의 선박항행의 자유를 인정하는바 이 사건이 발생한 ‘배타적 경제수역’도 다른 국가의 항행이 제한되지 않으므로 ‘공해’에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이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죄를 불기소한 것도 배타적경제수역을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상 공해로 본 것이다. 또한 법문상 처벌대상을 선박 충돌을 포함한 기타 ‘항행사고’로 인한 ‘형사책임’으로 규율하고 있는 바 이 사건 선박 충돌로 발생한 기름 유출 등과 같은 해양오염도 항행사고의 일종으로서 동 규정의 적용대상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법원의 판결은 유엔해양법협약 제211조 제5항 등과 해양관리법 제22조, 제127조를 근거로 한국의 형사재판관할권이 존재하고, 선박 충돌로 인한 해양오염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았다.

유엔해양법협약의 주내용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선박으로부터의 오염을 방지, 경감, 통제하기 위한 연안국의 법령제정 및 집행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사건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발생한 것을 반영해 동 규정을 적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유엔해양법협약의 의도는 선박의 오염을 방지, 경감하는데 주목적이 있으며 해양관리법 제97조 제1항, 제22조는 선박 운행 중 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유류를 배출했을 때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 사건과 같은 선박 충돌 등 해양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을 적용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유엔해양법협약 제220조 제6항은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소제기를 허용하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 유출된 기름의 양은 불과 1120리터로 경미한 점에서 소제기대상으로 삼기에도 무리가 있다.

4. 결론

요컨대 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가 ‘공해’에서 발생한 ‘선박충돌 기타 항행사고’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반면, 협약 제211조 제5항, 해양관리법 제22조, 제127조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운행한 선박(외국 선박 포함)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기름을 유출하는 해양오염을 야기했을 때 형사처벌대상으로 규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로 발생한 해양오염’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후자보다 전자에 근접한 사건으로 보는 것이 문리해석상으로도 타당하다.

/박상흠 변호사·부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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