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가치가 아마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and Inclusion)일 것이다. 나고 자란 배경, 문화와 생각이 다른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이 보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며 수익도 증가시킨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많은 조직론 학자, 경제학자 및 사회학자들의 장기간에 걸친 연구 결과도 이러한 믿음을 뒷받침한다. 구성원이 다양한 조직이 성공하는 이유는 그 구성원들이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제공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서로를 대하는 자세에도 기인한다. 즉, 민족, 성별, 종교, 문화, 언어, 사고방식 등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기 위해서는 자기 의견을 다듬는데 더 많이 준비하고, 나와는 다른 의견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조직 내 합의를 이루는 데 시간과 노력이 더 든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열린 마음가짐이 결국 조직의 성공을 이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동질적인 집단의 경우 처음에는 화합과 협력이 쉽게 이루어져서 빨리 발전하고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 동일성 장벽(sameness barrier)에 막혀 혁신의 속도가 더디어진다. 반면,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의 경우 처음에는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생산성 향상의 속도가 더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혁신을 이루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그래프가 가파르게 올라간다. 결국 다양성을 존중하고 활용한 조직이 동질적인 집단보다 더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포용성이다. 아무리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더라도 어느 한 견해만을 따라야 한다거나, 진정한 나 자신을 무슨 이유에서든 드러내기 어려운 조직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건강한 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포용적인 태도(inclusive behavior)의 실천이 사내에서 강조되고 있다. 즉, 본인에게 어떤 편견이 있는지, 특정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왜 그러한지 스스로를 점검하고, 많이 듣고 질문하며, 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모든 견해를 청취하도록 노력하며, 무엇보다 용기를 내어 오해나 갈등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를 존중함으로써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포용적인 태도는 스스로의 편견을 점검하고, 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며, 오해와 갈등을 풀기 위해 용기를 내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전에 아이 학교에서 감정코칭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흔히들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반대라고 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상대방을 포용할 때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다양성과 포용성은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오늘날 소통이 필요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

/정교화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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