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라고 즐거워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비바람이 매섭게도 몰아쳤다. 한주를 마무리하고 맞이하는 주말이 반가워져 이번 주에야말로 꽃을 마주하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비와 ‘과연 지금이 4월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차가웠던 공기로 인해 몇 주간이나 계속 실내에 머물러야 했다. 그 덕분에 모처럼 쉴 수 있었지만, 이렇게 지나가버리는 봄은 어찌할 수 없어 아쉬워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삶에서 이런 순간들은 의외로 자주 일어난다. 사업이 잘 진행되어 더없는 봄을 맞이한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려 계획했던 일들을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더없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마음에 닿았던 차가움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분쟁에 직면하기도 한다. 좋은 성과를 얻을수록 예상치 못했던 비바람이 급격하기 불어오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현실의 삶과 마음에 입은 타격을 해결하기도 전에 봄이 끝나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끝나버린 봄을 되찾기 위해서는 대부분 지난한 과정들을 거쳐야만 한다.

때로는 간절하게 기다렸던 봄을, 따뜻함과 찬란함으로 가득한 봄을 이렇듯 허무하게 보내버리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봄의 매서운 추위와 비바람을 맞게 되면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고 뒤로 물러서다 결국 봄이 지나가버리고 난 후에야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품게 되는 모습들을 자주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봄에는 늘 꽃샘추위가 따라온다는 것을. 아무리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고 해도 비바람이 한번쯤은 반드시 분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때를 위해 두꺼운 외투를 여전히 준비해두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대비를 하며 환절기를 보낸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차가움에 잘 대응하다 보면 진정한 봄날을 누리게 된다는 것도.

분명 봄날이 온 것 같았는데 여전히 마음에 닿는 공기가 차갑고 비까지 내린다면, 아직 봄은 온전히 지나가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기회가 있다. 그러니 코끝과 손끝까지 차가워지는 것 같은 냉기가 당분간 지속된다 해도 아직은 좌절할 때가 아니다. 아직 당신의 봄은 온전히 오지 않은 것일 뿐, 차가움에 잘 대비한다면 곧 진정한 따스함을 마주할 수 있다. 다만 그 차가움이 미처 놓지 못한 어떠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을 놓아버려야만 봄이 찾아오는 때도 있다는 것을 함께 기억해야 할 때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살펴보았다면 진정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나가버린 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그렇기에 시간이 흐른 뒤 아쉬워한다 해도 이미 늦어버린 것은 어찌할 수 없다. 그러니 지나간 봄을 아쉬워하기 전에, 지금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본다면 곧 진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전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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