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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단상]법제관의 국회생활 일기
이세경 변호사  |  blessed_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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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호] 승인 2019.04.01  0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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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에 입사한 지 10개월에 접어든다. 그동안 이곳에서의 경험을 기록해보는 의미에서, 나아가서는 국회사무처 법제실에서 근무하는 법제관의 역할이 생소하고 막연하게만 느껴질 이들을 위해서 몇 글자 적어보려 한다. 짧은 경험에서 나오는 미진한 글이지만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내가 근무하는 의원회관에는 300개 의원실이 한 데 모여있다. 학교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흔히 국회라 할 때 떠올리는 본청이 강의실에 해당하고 회관은 교수연구실에 해당한다. 회관에는 주로 보좌진이 상시 근무하고, 그들은 곧 나의 ‘클라이언트’이기도 하다. 보좌진이 법제정보시스템에 등록한 의뢰서 취지에 따라 완성된 형태의 법안을 만들어 송부해주는 것이 나의 주된 업무이고, 법안을 만들기 위해 보좌진과 수시로 연락을 하는 것은 물론, 대면회의를 하거나 혹은 보좌진 요청에 따라 의원실에서 개최하는 간담회 등에 토론자로 참여하는 일이 부수적인 업무다.

내가 속한 사법법제과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소관 법률인 민·상·형법,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변호사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그 외 각종 처벌법을 담당한다. 주요 법률이 변호사시험 과목과 상당 부분 겹쳐서 업무 자체 난이도가 크게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법제 업무 특성상 입법적 상상력이 필요하고 다소 길고 진부한 협의과정이 따른다. 또한 법학에 대한 배경지식과는 별도로 형식적인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각하는 것보다 법제관에게 많은 재량이 주어지기에 법안 하나하나를 만들 때 느끼는 책임감이 무겁다. 그러나 책임감에 비례해 해당 법률안이 발의돼서 본회의를 통과될 때 보람과 쾌감도 크다. 물론, 공직의 특성상 능력·실적 위주의 평가가 우선시 되지 않는 점은 경력채용자로서 아쉬울 수 있다. 본인 역시 지난해 4분기 법제실적이 우수한 자로 평가돼 우수공무원으로 선정되는 영예로 다소간 위안을 삼았다.

법제실에 근무한다고 해서 법제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사무처는 항상 인력난에 시달려 법제실에서 근무하더라도 위원회의 업무에 ‘겸무’로 참여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지난해 8월부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으로 겸무 명령이 나서 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의 검토보고서 및 회의자료를 작성하고 소위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법제실 내부에서 추진하는 업무의 TF가 결성되면 TF에도 참여한다. 본인은 현재 의원입법 개선을 위한 TF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내에서 ‘변특(변호사특별채용을 가리키는 말. 공식명칭은 경력채용)’은 수적으로 매우 소수인 데다가 조직 내 어느 그룹에도 속해있지 않다 보니 다소 외로울 수 있는 환경인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국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모임인 국회법률연구회가 있어서 적적한(?) 국회생활을 견디고 있다. 앞으로 국회생활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이 불가하지만 국회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다양하고 유능한 변호사님들과의 만남을 고대해본다.

/이세경 변호사·법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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