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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이야기]남북한 특허법 통합 또는 교류협력방안
정진섭 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  |  jsjung@soul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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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호] 승인 2019.03.11  09: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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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경제협력에 관한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남북기본합의서 실천과제의 일환으로 특허법, 실용신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등 산업재산권에 대한 법제통합이나 교류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시점이 됐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경제활동이 한반도 전역에서 자유롭게 허용되고, 특히 남한기업의 특허,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이 북한 땅에서도 차별 없이 보호받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2012년도 법제처에서 발주한 “남북한 산업재산권 법제권합 방안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동안, 민족경제 공동체 형성을 위한 지재권 정책탐구에 보람도 있었지만, 그런 안타까움이 내내 들었다. 세계 5대 특허강국에 들어선 대한민국 특허청의 모든 장점을 어떻게 하면 왜곡 없이 북한지역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북한은 일찍이 세계지재권기구(WIPO)에 가입하고 각종 특허·상표·저작권 관련 국제협약에 가입해 있지만, 정작 남한기업에 대해서는 국제협약을 무시한 채 그 출원·등록의 기회조차 봉쇄해 왔다. 여태까지 남한기업의 특허발명이 북한에 등록된 사례는 없고, 상표권도 오리온 초코파이가(북한 당국의 실수로?) 등록된 적은 있지만, 한국기업 출원 불인정 정책, 북한 내 대리인 선임문제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한국기업의 지재권 등록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한다.

남한의 특허법과 동일한 북한 ‘발명법’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법은 발명자에게 도덕적·명예적 성격의 특전을 수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외국인의 경우에는 특허등록이 허용되는 반면, 내국인은 대부분 ‘발명자권’을 주는 데 그치는 실정이라고 한다. 낙후된 조항과 빈약한 특허심사기구도 문제지만, 입법목적 자체가 발명가의 보호라는 본질보다는 인민경제발전이나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전체주의적 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시장경제 질서에 배치되며, 국제적인 자본유치를 어렵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 경제가 통합되거나 교류협력이 활성화된다면, 북한의 발명법이나, 창의고안규정, 공업도안법 및 상표법 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된다.

머지않은 장래에 본격적인 대북 경제협력이 시작될 마당에, 그에 앞서 북한지역에서 한국기업의 출원 불가능이라는 무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전제조치가 필요하다. 특허법을 비롯한 산업재산권 법제의 통합에는 시간이 걸릴 텐데, 이러한 북한당국의 자발적 선행조치가 없이는 남한 기업이 대규모 투자협력에 착수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결국 남한이 낙후된 북한 특허법제도를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향후 남북한 특허법제의 통합 또는 교류협력방안은 상호이익과 경제번영이 가능하도록, “①남한법의 원칙적 확대적용 ②일부조항의 적용유보, ③일부 북한법 규정의 한시적 효력인정”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통합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해서 정부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 깊은 토론과 탐구를 통해서 현실 가능한 대안을 창출해야 할 때다. 나라의 미래운명이 걸린 이 문제에 특허청만이 아니라 민간분야 지재권 전문가, 북한법 전문가 및 젊은이들이 좀 더 깊은 관심과 분발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

/정진섭 지적재산권법 전문변호사(서울회·법률사무소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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