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변호사, 찬성표 9322표 얻어 전체 선거권자의 43.92% 지지로 당선
김현 “새로운 협회장이 많은 득표를 한 만큼 화합의 길을 가도록 노력하길”

이변이 이변을 일으켰다. 모두가 우려하던 상황에서 기적처럼 제50대 변협 협회장이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 18일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조기투표를, 21일 본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단독후보인 이찬희 변호사가 찬성표 9322표를 얻어 제50대 협회장에 당선됐다. 전체 선거권자 2만1227명의 43.92%에 달하는 수치다.

유례 없던 단독 후보 출마로 많은 이가 우려했던 투표 무효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조기투표부터 역대 최대 투표율인 35.96%를 찍고, 본투표까지 더하면 투표율 54.99%로 마감하며 투표 무효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전체 투표율은 지난번보다 0.01% 내렸다. 지방변호사회 중에서는 제주회가 투표율 95.41%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로써 재선거를 실시하지 않게 되면서 선거에 사용되는 각종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찬희 변호사는 찬성표 과반을 서울 지역에서 얻었다. 서울회에서는 총 유효투표 수 중 53.65%(6171표)가 찬성표였다. 서울회 선거권자 수는 전체 선거권자의 73.58%다. 반대표가 가장 많은 지방회는 역시 서울회였다. 서울회에서 총 반대표 2180표 중 1674표가 나왔다.

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회였다. 광주회는 유효투표 수 352표 중 324표(92.05%)가 나왔다. 그 뒤로는 충북회, 대전회순으로 유효투표 수 대비 찬성 비율이 높았다.

김현 협회장은 “이번 선거가 무효화 될 가능성이 높아 많은 분이 걱정을 전해왔다”면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게 헛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회무에 대한 회원들의 큰 관심을 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변협 위상도 많이 올라갔다”면서 “많은 회원이 힘을 실어준 만큼 차기 협회장으로 당선된 이찬희 변호사가 앞으로 변협이 화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번 협회장 투표는 시작 전부터 많은 우려를 모았다. 단독후보는 다수 후보자가 있을 때보다 득표 수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협은 투표율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선거 투표소는 전국 58곳으로 역대 최다였다. 제49대에는 53곳, 제48대 51곳, 제47대 45곳(본투표 18곳)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선거를 10여일 앞두고 대구회와 부산회에 추가로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전국 회원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변협은 선거인 명부 열람 안내, 선거 후보자 안내, 선거 일자 및 선거 투표소 안내 등을 제외하고도 지난 8일부터 5회에 걸쳐 투표 독려 공문을 발송했다.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변협 페이스북(facebook.com/Koreanbar.Assoc)을 통해 선거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렸다. 김현 협회장도 조기투표 후 개인 페이스북에 이장희 사무총장과 투표한 사진(사진 1면 좌측)을 올리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투표율 제고 방안 등으로 인해 선거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달 김모 변호사는 이찬희 변호사가 협회장 피선거권자에 해당하지 않고, 변협에서 선거 참여 독려를 위해 우산과 공익활동을 제공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 17일 이를 기각하며 “개별 회원 투표 여부 자체가 이찬희 변호사 당선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찬희 변호사가 협회장이 되는 데 반대하는 변호사도 기념품과 공익활동을 제공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선거권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변협이 마련한 방안이 특정 후보를 당선 또는 낙선 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투표 용지에 찬성, 반대를 기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 참여율로 인해 준비한 우산은 금세 동이 났다. 변협은 당일 우산을 받지 못한 회원에게 수령 방법을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우산은 내달 11일 이후 투표 당일 받은 교환권과 교환이 가능하다.

이찬희 제50대 협회장 당선인은 내달 25일 정기총회에서 김현 협회장에게서 협회장직을 넘겨받는다. 임기는 정기총회일로부터 2년이다.

이찬희 당선인은 향후 협회장으로서 직역 수호와 확대, 일자리 창출에 힘쓸 예정이다. 아울러 회원 권익 보호 및 업무 지원, 인권 옹호, 법조개혁에도 무게를 둘 것이라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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