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제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있는 말로만 듣던 ‘로3’이다. 최근 로스쿨 후배로부터 “로스쿨은 인간관계가 힘든 것 같다”는 의견을 들었다. 로스쿨 생활을 전체적으로 겪어 본 로3의 이점을 살려 이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로스쿨에 진학하면 엄청난 공부량 부담 때문에 무엇보다 공부가 가장 힘들지만, 공부 못지않게 힘든 것이 인간관계다. 로스쿨에서는 유급제도, 진단평가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야만 하는 강제책이 있고,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 학점이 안 나오기 때문에 출결상황도 신경을 많이 쓴다(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출석을 하기 때문에 대출도 힘들다). 사실 학교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학교생활이 강제되기 때문에 교수님과 제자의 유대관계 내지 동기들간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느낀 로스쿨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세 가지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입은 무거워야 한다.” 형사소송법상의 전문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전문진술은 금지된다. 본인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쉽게 입을 놀리면 안 된다. 로스쿨은 생각보다 좁기 때문에 금방 말이 와전되거나 대화의 주인공의 귀에 들어가 버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서 험담을 듣고 와서 험담의 주인공에게 전달하는 것도 금지된다. 험담의 주인공은 고맙게 느끼기보다는 불쾌하게 느끼고 전달자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을 수 있지만, 말 한마디로 절교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지나치게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 로스쿨에 다니는 사람들은 소위 명문대 출신이거나 대부분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누군가 지나치게 나서는 모습을 보면 자칫 나댄다고 생각 할 수 있다. 사람이 겸손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겸손하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 오히려 겸손한 사람이 뒤에서 찬양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 번째 “장점 바라보기.”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지만, 장점도 있다. 단점을 보려고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장점만을 바라보자. 상대방의 장점에 집중하다 보면 상대방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좋아지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을 통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까지 오게 된다.

이상으로 로스쿨을 3년간 다니며 느낀 ‘슬기로운 로스쿨 인간생활’의 대표적인 세 가지 방법들이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만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로스쿨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직업학교 일종이므로 로스쿨의 사람들은 싫든 좋든 평생을 같은 직역에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어차피 로스쿨 인간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김현태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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