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 교육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대학입시 방법을 놓고 공론조사가 있었고 교육부에서 최종발표를 했는데 그 결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두 자녀를 대학까지 보낸 학부모의 입장에서 교육제도에 대한 소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제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중학교 고등학교 입시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간 서열화, 소위 일류 고등학교가 생겨나 특정고 출신이 사회에서 주류를 형성한다는 다수 국민들의 불만이 있었고, 소위 일류고보다는 일류고가 아닌 학교가 압도적으로 많은 탓인지 평준화가 큰 반대 없이 도입 됐습니다. 학생들 줄 세우면 안 된다는 교육상의 좋은 명분도 있었지요.

그 결과 입시제도는 대학문턱으로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대학의 입시요강이 바뀌어 대학입시 방법을 알려면 두꺼운 책 한권을 공부해야 할 정도로 대학입시 제도가 복잡하게 됐습니다. 교육부에 대학입시 정책부서가 있어 해마다 바꾸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할까봐 바꾼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올해도 수능비율, 학생부 반영방법, 정시 수시비율, 수험과목 등 고려사항이 많아 정책주무부서에서도 결정하기 어려운 난해한 방정식 문제라고 하니 딱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평준화 중고교의 문제점을 보겠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재질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평준화 학교는 학생에 대한 개별적 고려를 할 수 없습니다. 한 반을 가르치는 교사는 1명인데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상중하로 나누면 어느 수준을 기준으로 가르치고 있는가요? 어디를 기준으로 하든 3분의 2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불만을 가진 3분의 2 학생은 학원으로 가게 되고 공교육 붕괴라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평준화 교육에서 사교육이 번창하는 것은 당연하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지고 학원에 갈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대치동인가요, 소위 명문학원들이 몰려있다는 지역이 거주 선호지역이 되어 이 지역 아파트 값은 최고로 올라가고 현 서울시장이 고민하는 강남북 격차의 한 원인도 되고 있습니다.

평준화 제도는 중고등학생들의 목표를 오직 대학입시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과거에 있었던 상고, 공고는 사라져 가고 고졸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점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수요가 늘어나자 과거 전문학교들이 모두 대학으로 간판을 바꾸었고 이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고학력 국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너도 나도 대졸자라 소위 힘든 일자리는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청년실업은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결방법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을 거치는 과정에서 평준화 교육이 아닌 서로 다른 각각의 재능을 찾아내 주는 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준화의 부작용이 있다고 하여 중고교 입시 제도를 부활하자는 말은 아니며 국민정서상 가능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그러면 한정된 교사인원으로 어떻게 각각에 맞는 특성화 교육을 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학교시스템으로는 특성화 교육은 교사의 업무 부담을 몇배나 가중시키는 것이어서 어렵다고 봅니다. 상중하에 맞춤형 수업을 하려면 3배의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지역별로 거대 교육센터를 건립하여 주변의 여러 학교를 통합하면 많은 교사 인력의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초대형 학교 내에서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3개 학교를 통합하면 과목당 3명의 교사가 확보되므로 업무증가 없이 상중하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낡고 획일적인 중고교 학급시설을 새로운 개념으로 설계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할 경우 공약파기 논란이 일고 있는 고교학점제 방식의 교육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시설의 통합개념을 교육백화점, 교육 복합 센터의 규모로 발전시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망라한 거대 교육센터를 만들고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면서 그 안에서 각자의 적성을 발견해 나가도록 한다면 현 교육제도의 많은 문제점이 해소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제도의 혁신방식은 우리나라의 또 하나의 큰 문제인 주택문제에도 좋은 해결방안을 제공합니다. 즉 우수한 건설기술로 초대형 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쓸모없게 된 도심의 많은 학교부지에 공공주택을 지어 공급한다면 주택가격의 폭등현상도 잠재우게 될 것입니다. 학교부지는 국유지 이므로 임대주택을 건설한다면 토지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싼 가격에 제공이 가능한 것입니다. 학교부지는 도심 곳곳에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공급물량도 상당히 많다고 보아야 합니다.

전국 곳곳에 새로운 교육센터를 건립해 나가면 건설경기를 촉진하여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지역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교육문제 개선, 주거문제 개선, 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정책당국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강충식 변호사·서울회(법무법인 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