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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상임감사, 이정희 변호사를 만나다
인터뷰어 Ι 박상흠 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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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호] 승인 2018.09.10  09: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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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흔히 감사(監査)라고 하면 사후 활동의 의미가 큽니다. 임직원이 업무규정과 절차를 잘 지키는지 감시하고 따져보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감사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공자께서도 “송사(訟事)를 잘 처리하는 것보다 송사 자체를 없애고자 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현대적 의미의 감사는 사후 적발과 징계보다는 사전 예방에 방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청탁금지법을 비롯한 청렴교육을 강화하고, 이사회와 경영회의 등에 적극 참여하여 경영현안을 파악, 진단하여 낭비와 비리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입니다.

광주변호사회 회장 시절,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사법시험을 늦게 합격해서 기수도 낮고,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회장직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지부장이 강력히 권유해 출마하게 됐습니다.

당선된 후 젊은 변호사들과 소통했고, 회원들에게 시민을 찾아가는 변호사가 되자고 권유했습니다. 중소기업마다 고문 변호사를 위촉하도록 했고, 대한변협 부협회장직도 맡았습니다.

가장 보람스러웠던 일은 각 경찰서마다 변호인 접견실을 설치케 한 것입니다. 당시 경찰서에는 변호인 접견실이 따로 없어 자유로운 대화가 곤란해서 경찰청장에게 변호인 접견실을 설치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고 이를 실현시켰습니다.

언제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하셨으며, 변호사가 되고자 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키케로나 카이사르도 변호사였던 것처럼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변호사는 인기직종이었습니다. 또한 과거에 변호사는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선망의 직업이 아닐까 합니다.

또,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보람된 일인데, 약자와 소외계층을 보호하고,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소신 있게 변론한다면 가슴 벅찬 인생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변호사로서 감사업무를 특화시키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감사업무와 변호사의 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감사는 업무 관련 법령과 내부규정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임직원이 비리에 연루되지 않고 올바른 경영을 하도록 감시합니다.

강력한 내부통제자로서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하되, 감사업무 절차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고, 선진화되고 체계화된 감사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두가 승복하는 감사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법조인으로서 한전이 청렴성, 투명성, 윤리성을 갖추어 국제경쟁력을 높이도록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노동인권 등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셨나요?

제가 20대 청년이었던 70년대는 노동운동의 태동기였습니다. 특히 1979년에 있었던 YH무역 사건 당시 21살의 꽃다운 여성이 경찰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권력자들의 횡포에 분노했습니다. 노동인권의 본질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 일한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항상 마음은 저임금과 부당한 대우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 편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노동법학회 활동을 했고, 변호사가 된 후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으로 활동할 때도 가급적 노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권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최근 청년변호사들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좋은 대안 혹은 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항상 성공의 3가지 비결을 이야기 합니다.

첫째, 열정적으로 살아라. 목표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둘째, 성공의 85%는 인간관계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맺어라. 셋째, 많은 책을 읽어서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해라.

링컨은 “세상과 현실을 원망한다고 해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타 고노스케 역시 “내게 주어진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긍정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길이 열렸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항상 현실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하게 되어 있습니다. 매화는 추워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가 법조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법조인으로서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고,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까지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정의구현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돈과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이니 참담할 뿐입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일평생을 청렴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김홍섭 판사’에 대한 존경심이 새삼 커지고 있습니다. 김홍섭 판사는 언제나 싸구려 양복에 도시락을 들고 출근했으며, 버는 돈의 대부분을 가난한 죄수들의 뒷바라지에 사용하고, 가난한 사형수의 묘지를 구입하는 데 보태기도 했습니다.

유죄판결을 받은 피의자들에게 정중하게 유감을 표하며 “저도 한계를 지닌 인간임에도 당신에게 이런 판결을 내리게 되어 무척이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1965년 세상을 떠난 후 평생을 돌봐왔던 가난한 사형수들의 묘지 근처에 묻혔습니다.

변호사님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법조인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외국 기업의 투자기준이 되고 선진국가의 척도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법치주의 구현’입니다. 법치주의는 한 나라를 지탱하는 힘이고, 국가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따라서 ‘강력한 법집행’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법조인들이 법과 원칙에만 매몰되어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자베르 경감처럼 법률의 기술자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에서 판사는 “오로지 정의만 좇아서는 인간은 한 사람도 구원받을 수 없다. 자비로 정의를 완화할 때 지상의 권력은 신의 권력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이다”하고 말합니다. 인간에 대한 자비심을 가지고 합리적인 법조인이 될 때 비로소 우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게 될 것입니다.

주요 약력
광주제일고 및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제48대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전, 사법제도 개혁추진위 실무위원
전, 광주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전, 광주광역시·전라남도 고문 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사법평가위원
현, 한국전력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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