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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인공지능(AI)과 인류(또는 변호사)의 미래
이병규 변호사·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bkl422@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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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호] 승인 2018.08.20  09: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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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구상 중인 공상과학소설(SF)이 하나 있는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거대 정보통신(IT)기업이 있는데(사명은 “파인애플”이다), 이 회사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범용(汎用)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를 극비리에 진행해 왔고, 마침내 AI의 끝판왕이라는 “오메가고”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오메가고는 지금까지 인류가 수만년 동안 축적해 온 모든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딥러닝(또는 머신러닝)을 통하여 자기학습한 후, 모든 분야의 온갖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답을 제시한다. 인간과의 소통이 완벽히 가능한 대화형 AI인 오메가고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에 탑재되어 출시된다.

오메가고의 최대 장점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로봇)이므로 인간에게 적용되는 각종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 52시간 노동제도 적용받지 않아서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노동이 가능하다. 최저임금제도 적용받지 않아서 구입비용만 내면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물론 렌탈서비스도 있는데, 렌탈비용이 최저임금보다도 싸다. 인간이 저지르는 각종 실수와 범죄(지각, 무단결근, 직장내 성희롱 등등)도 없다. 기업에서는 오메가고의 출시를 열렬히 반기며 국가경쟁력향상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오메가고를 대량 구입(또는 렌탈)하고, 사무직 노동자들은 대규모로 정리해고된다.

파인애플사의 강력한 로비에 설득당한 정부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오메가고의 전문직 진출도 허용한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도 개정되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도 유상으로 법률사무 취급이 가능해진다.

대형 로펌들은 앞다투어 오메가고를 어쏘로 도입하고, 신입변호사 채용은 전면 중단된다. 인간변호사에게는 1주일이 걸릴 복잡한 사건의 소장 작성 업무도 오메가고는 단 10초만에 수행하여 출력까지 한다(기체 안에 프린터 기능도 있다). 최신 법령과 판례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어 자동으로 저장되고 학습된다. 급기야 법원에서도 오메가고를 로클럭으로 채용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도 오메가고로 대체된다. 로스쿨도 문을 닫고, 교수들도 학교에서 쫓겨난다.

곧이어 인류의 대재앙이 시작된다. 대도시의 빈민굴에 실업자들이 들끓게 되고, 이들은 반란군을 조직하여 오메가고에 대항한다.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에서 해고된 변호사 출신 주인공이 리더가 되어 반란군을 이끈다. 그러자, 정부는 오메가고가 탑재된 로보캅을 출동시켜 반란군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마침내 인류와 AI와의 최후의 일전이 벌어지게 되는데….

독자들은 이미 눈치 챘을 것이다. 그렇다. 위 이야기는 단순한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다. 최근에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사실(fact)들을 바탕으로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한 미래예측보고서이다. 근자의 기술개발 속도와 추세로 보아 이는 결코 허무맹랑한 가공의 픽션이 아니라,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일들이다. 위와 같은 비극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서 우리 법률가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참고로 소설 제목은 “플러그를 뽑아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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