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셋이라구요?? 그것도 아들만 셋이요????”

대화 중 아이들의 수와 성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첫 반응들은 거의 유사하다. 곧이어 ‘대단하다, 애국자다’ 라고 비행기를 태우는 분들부터, 어쩌다 그리됐냐며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분들에, ‘엄마에게는 반드시 딸이 있어야 하니 지금이라도 하나 더 시도해 보라’며 자못 심각하게 조언 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그런데 넷째가 딸이라는 보장은 있나... 대박 노리다 쪽박차기 십상이다).

후배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이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 결혼은 하고 싶은데 만날 기회가 없다거나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그럴 때 마다 고개 끄덕여주며 공감하는 것 외에 실제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올 초에 알게 된 한 여성 사업가로부터 그녀가 결혼에 이르게 된 비결과 경험담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녀는 4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41세에 엄마가 된, 건축디자이너이자 교육사업을 하는 전문직 여성이었다.

그녀가 내게 들려준, 결혼에 이르게 된 노하우는 다름 아닌 ‘선택과 집중’이었다. 30대를 지나는 동안 그녀는 100번이 넘는 선과 소개팅을 하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다가 어느덧 40세 진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날 그녀는 성공하는 사업 비결에 관한 동영상 강의를 유튜브에서 접한 후 그 강의에서 소개한 성공의 비결, 바로 ‘선택과 집중’을 결혼에 응용해보기로 하였다. 그녀는 그때까지 막연하게만 품고 있었던, 자신이 바라는 좋은 배우자감에 대한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았다(그랬더니 거의 50여 개에 이르렀단다).

그 다음 그녀는 자신이 적은 항목 중 핵심사항 10개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지워나가기를 반복, 최종적으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3가지만을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을 지웠다(그 당시 그녀가 최종적으로 남긴 세가지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을 때 그녀는, ‘1. 자녀에게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사람일 것. 2. 자신과 문화적 코드가 맞을 것. 3. 사회를 바라보는 삶의 시각과 지향점이 유사할 것’을 최종적으로 남겨두었다고 했다).

그와 더불어 그녀는 어떤 사람을 계속 만날 것인지 여부(그 사람과 결혼을 할지 말지의 여부가 아닌)에 대한 평가나 결정은 그 사람과 최소한 5번의 만남을 가져본 후에 내린다는 원칙을 정하였다. 그러한 원칙을 만든 후 이루어진 첫 소개팅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솔직히 말해 세번째 만났을 때까지도 남편에 대해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그녀는 계속 만날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 최소 5번은 만나보기로 했던 원칙과 결심이 없었다면 아마도 결혼이라는 인연은 지금까지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몇 년 전 송년회에서 100여 명이 넘는 선후배 여성법조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미혼의 젊은 변호사가 그 자리에 계신 원로변호사님께 이런 질문을 했다.

“결혼을 하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변호사를 할수록 좋은 배우자를 만난다는 것, 결혼이라는 것에 자신이 없어져요. 어떻게 해야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 질문을 받은 그 분의 답변은 단 한마디였다.

“자신이 좋은 배우자가 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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